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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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게임즈를 바라보는 눈을 낮추고 있다. 신작은 순항하고 있지만 기존작의 매출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는 2만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역사상 최저가까지 곤두박질쳤다. 올해 들어 카카오게임즈는 20.5% 내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요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TOP10 지수'가 5.46% 하락한 데 비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6980억원으로 2조원 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시총 순위도 18위에서 26위로 밀렸다.

'큰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올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카카오게임즈를 312억원, 7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38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11월 19일 기록했던 최고가 11만6000원에 비하면 82.3%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NH투자증권 계좌로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3만3644명의 평균 손실률은 58.61%에 달한다. 2022년 말 29만3886명에 달했던 소액주주는 1년 새 26만5532명으로 3만명가량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를 향한 온라인 종목 토론방의 여론은 차갑다. 한 투자자는 "하루에 한 번씩 꾸준히 신저가를 경신하는 것도 신기하다"며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주주는 "회사 앞에서 북이라도 치면서 호소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한탄했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표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표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단기간에 오르긴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으면 돈을 빌려 기업을 키워야 하는 성장주는 부담이 커진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부채 규모는 1조8455억원에 달한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줄곧 1조8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작년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영업이익은 745억원으로 2022년에 비해 57.6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1477억원에서 1조251억원으로 10.68% 줄었다. '오딘'과 '아레스' 등 기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2월 출시된 롬은 국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기존작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어 이익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며 "차기작의 성과에 따라 연간 이익 성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아키에이지 워' 대만 시장 출시, '오딘' 북미·유럽 시장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144억원이다. 3개월 전 1563억원에 비해 26.8% 낮은 수준이다. 평균 목표가도 2만9367원에서 2만8179원으로 내려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