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국제유가·금값 급등…비트코인 한때 9% 급락
안전자산 선호로 금 가격 2400달러 이상으로 급등
비트코인은 위험 회피 수요로 급락
“브렌트유 130달러 갈 수도”
국제 유가 시장과 뉴욕 증시는 이미 지난주부터 중동 위기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장 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고 전장 대비 0.64달러(0.75%) 상승한 8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랐고 종가는 0.71달러(0.8%) 오른 90.45달러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2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측하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래피던 에너지의 밥 맥널리 사장은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돼 호르무즈 해협에 차질이 생기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미국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매일 1800만 배럴의 석유가 지나가는 핵심 수로다. 레피던 에너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같은 혼란이 생길 가능성을 30%로 제시했다.
이번 유가 상이 지속할 경우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은 올해 1~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모두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점도 기존 6월에서 9월로 미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전쟁 초기였던 지난해 10월 충돌 확대에 따른 여파를 우려하면서, 유가가 10% 상승 시 글로벌 생산이 0.15%포인트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0.4%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금 가격 2400달러 넘어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국제 시장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400달러선을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2448.8달러로까지 올라가며 사상 최고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금 가격은 지난달 4일 사상 처음으로 2100달러선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인 이달 3일엔 2300달러대 위로 올라섰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탓에 많은 투자자가 미 국채보다 금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더 나은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위험자산인 암호화폐는 급락했다. 14일(현지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오전 1시 30분 기준 6만 4298달러로 24시간 전보다 5.26.달러 떨어졌다. 이란의 공습 가능성에 6만6000 달러대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이날 공습 개시 소식에 7% 이상 급락하며 6만2000 달러선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6만2000 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약 20일 만이다.뉴욕=박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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