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 불안 속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둘러싼 시장 전망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 경제부 김채영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미국 얘기 해보겠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갈수록 늦춰지고 있습니다.

연구위원님, 지금의 미국 경제를 보면 연말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

저희는 작년 10월달에 연간 전망 제시할 때 상반기까지는 물가가 안정 범위 내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봐서 대략 7월 정도 제시했는데, 올해 연초까지만 해도 3월 인하 얘기가 되고 150bp 정도 내릴 수 있다고 제시했는데요.

최근에 미국 성장률 자체도 2% 이상 물가에 대한 경계감도 많이 커지다 보니까 5~6월은 가능하지 않을까 했던 게 지금 연말 얘기하셨는데요. 지금 시장 기대치로는 9월이 유력하고요, 인하 폭은 50bp 정도 연내에 하는 게 지금 컨센서스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 경제만 잘 나가고 있어서인지, 버티다 못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각자도생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럽 중앙은행도 6월 금리 인하를 예고했는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윤여삼 연구위원>

작년까지만 해도 사실 미국 경제 낙수효과 쪽보다는 물가 대응이 더 시급했거든요. 독일 같은 나라는 작년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찍고 있었지만 물가가 안정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한 자릿대 중반 이상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 대응이 더 시급했는데, 올해 들어서 이제 유럽은 한 여름쯤 가면 물가가 2%대까지로 떨어질 수 있다.

이제는 미국만 잘 나간다고 그 경제 온기가 다 전이되는 게 아니니까요.

유럽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춰 6월에 인하할 수 있다. 3월 달엔 가장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선 것으로 보면 각자도생이 심화됐다 얘기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와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은행은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가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분위기인데, 김 기자, 오늘 이창용 총재도 이런 얘기를 했죠?

<기자>

네, 국내에서는 물가안정이 가시화되면 내수경기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차별화 가능해지는데요.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민간소비는 금리를 낮출 요인이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고민이 ‘물가’라고 밝혔습니다. 총재 발언 확인해보시죠.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금통위원들이 지금 가장 고민하고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언제 확신할 수 있을지 하는 것이며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는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입니다.]

이 총재는 5월 수정 경제전망이 중요하고 이보다 한 두 달 더 데이터를 보고 통화정책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5월 경제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연구위원님, 우리 경제 구조를 볼 때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한 한국은행이 먼저 금리를 내리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윤여삼 연구위원>

네 오늘 원/달러 환율이 금통위 이후에 전일 대비 10원이 올라서 작년 10월 달에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가장 강렬했을 때 그때 고점 수준인 1,360원대를 뛰어 넘었습니다. 1,375원까지 올라왔는데요.

물론 일부 외환시장 일부 걱정은 있지만, 오늘 총재가 또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미국이 인하에 대한 피벗 시그널만 유지해준다고 하면 앞서 각자도생이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처럼 우리도 어느정도 금리가 내생 변수거든요.

우리 쪽 요인에 포커스 맞춰서 좀 더 앞설 수도, 그 조건이 안 맞아주면 뒤쳐질 수도 있는데 그런 가능성들 측면을 지켜보면 우리는 부동산PF와 같은 구조적 문제들이 내재돼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2분기 때 얼마나 강도를 갖고 물가 안정과 함께 가시권에 잡힌다고 한다면 우리나라 7월 정도에 금리 인하가 유력하지 않을까. 미국이 6월 정도 유력했을 때. 그 시점이 조금 밀린다고 해도 한 8~10월 사이에는 한국도 액션에 나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렇게 얘기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서 시장의 자금 이동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이런 경우는 대기 자금 수요가 주목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윤여삼 위원>

일단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에 환율 쪽에서 해외투자 쪽에 기회를 찾는 분들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저희가 봤을 때 환율 1375원정도도 워낙 저평가 영역에 들어왔다고 보고 있고요. 앞서 우리가 물가에 대해서 과민반응이 있어서 미국 통화정책 기대를 너무 또 뒤로 미루는게 아닐까.

앞서 1월 말에는 3월 인하 얘기도 했었잖아요. 이 기대가 자칫 또 당겨질 수 있는 가능성도 얼마든지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또 안전성이 있는 단기자금 쪽 MMF라던지 작년 연말 이후 가장 높은 채권시장 금리가 오고 있거든요.

요즘 개미투자자들도 채권에 관심이 많은데요. 예금 대비 이자수익을 좀 더 장기적으로 고착화시킬 수 있는 3% 후반대 채권 상품들 관심들 가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 경제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양진성, 이창호, 김재원, 김성오

영상편집 : 김나래

CG :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
오리무중 美피벗에 엇갈리는 ‘금리 운명’…“환율 고점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