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10년 프로젝트 시작…'의상'·'위정척사' 펴내
단행본마다 연구자 1명이 책임 집필
올해 박지원·이색·호락논쟁 등 5권 추가 예정
총 100권으로 보여주는 한국 사상의 근원…'사유의 한국사' 첫선
역사적 발자취를 남긴 인물과 사상적 흐름을 조명하면서 한국의 사상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시리즈 책이 나온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사유의 한국사' 교양 총서 시리즈의 첫 결과물인 '의상(義相)', '위정척사(衛正斥邪)' 등 책 2권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첫발을 뗀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는 한국 사상가의 궤적과 철학적 개념을 탐구해 한국 문화에 잠재된 사유와 근원을 이해하고자 시작된 프로젝트다.

총 100권으로 보여주는 한국 사상의 근원…'사유의 한국사' 첫선
중국이나 일본은 자국의 사상과 문화를 정리하는 편찬 사업을 진행해 여러 차례 결실을 거뒀으나, 우리 학계에서는 일부 학문 분야에서만 다뤄져 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중국은 총 200권에 달하는 '중국사상가평전총서'(中國思想家評傳叢書)를 펴냈고, 일본은 총 67권에 달하는 '일본사상대계'(日本思想大系) 등을 편찬한 바 있다.

연구원 측은 "한류를 지속하고 발전시키며 그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한국 사상과 문화를 집대성하는 편찬 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총 100권으로 보여주는 한국 사상의 근원…'사유의 한국사' 첫선
이번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는 1993년 펴낸 '한국사상사대계'의 맥을 이을 예정이다.

1983년 당시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름으로 기획·발간했던 '한국사상사대계'는 철학·종교·언어·문화·예술·역사·과학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 학자 80여 명이 참여해 논문 92편을 펴냈다.

이를 고려해 연구원은 채웅석 가톨릭대 명예교수(국사학과)를 비롯한 각 분야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편찬위원회를 운영해 '사유의 한국사' 시리즈 주제와 집필자, 집필 과정 및 평가 등을 논의했다.

그에 따라 각 주제는 한 권의 책, 즉 단행본 형태로 내놓을 예정이다.

총 100권으로 보여주는 한국 사상의 근원…'사유의 한국사' 첫선
단행본은 1명의 연구자가 책임지고 맡아 일관되고 균형 잡힌 시각을 토대로 약 3년간 집필하기로 했다.

2023년 처음 시작한 이래 향후 10년간 총 100권의 책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올해는 연암(燕巖) 박지원(1737∼1805), 이색(1328∼1396) 등 사상가와 호락논쟁(湖洛論爭·조선 후기 성리학의 논쟁 중 하나), 양명학, 서학 등 사상을 다룬 5책이 나올 예정이다.

연구원은 "한국사의 흐름 위에서 분야·시대·유형별로 사상적 요소를 설정해 총 100개의 주제를 선정했다.

300여 명의 후보를 두고 신·구 연구자를 조화롭게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총 100권으로 보여주는 한국 사상의 근원…'사유의 한국사' 첫선
시리즈의 첫 결과물인 '의상'은 정병삼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집필자로 나서 한국 불교사상의 핵심인 화엄사상을 세운 승려 의상(625∼702)과 그의 사상, 후대에 끼친 영향력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노대환 동국대 교수가 쓴 '위정척사'는 조선시대 서양 세력의 침투에 맞서 유교문화와 가치를 수호하고자 한 위정척사 사상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연구원 관계자는 "세대·성별·신분·빈부 등의 차이로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 상황에 놓여 있는 현대 한국 사회에 화합과 상생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의상 = 정병삼 지음. 544쪽.
▲ 위정척사 = 노대환 지음. 53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