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한동훈 특검' 대여투쟁 공조할 듯
차기 대권 놓고 대표성 다툼 가능성
4·10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돌풍'으로 원내 3당을 차지한 조국혁신당이 내달 개원하는 새 국회에서 어떤 관계를 맺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일단 민주당과의 합당엔 명확히 선을 긋는 만큼 양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공통 기조 아래 '협력 속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단 한 뿌리에서 나온 양당은 서로에게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여 강경 노선으로 선명성을 앞세우고 있는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 관련 특검 등 주요 입법 국면마다 '캐스팅보터' 지위를 갖고 민주당과 공조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및 각종 국정조사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공개리에 밝혀왔고, 민주당 역시 조국혁신당이 공약한 '한동훈 특검법'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으로서도 이번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차기 국회에서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큰 만큼 조국혁신당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지층이 겹치는 양당 사이에 '묘한' 긴장 관계도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조국 대표가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차기 범진보 진영의 대표 자리를 놓고 양당이 주도권 싸움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민주당의 대표 대권 주자인 이재명 대표 측에선 일찌감치 내심 견제 심리가 작동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맹주인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고, 보수 텃밭 부산에서도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나아가 조 대표가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구심점을 잃은 당 안팎의 친문 내지 비명(비이재명)계 세력 규합에 다시 나설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에서 벌써 나온다.

다만 변수는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다.

2심에 대한 상고를 앞둔 조 대표가 만약 대법원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면, 간판을 잃은 당으로선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선거 과정에서 무소속 또는 소수 야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방안도 검토해왔지만 당분간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의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꾸리려면 8석이 더 필요하다.

현재 거대 양당 계열과 개혁신당(3석)을 제외한 진보 진영의 의석은 새로운 미래, 진보당 각 1석에 그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회가 개원하면 자연스럽게 각종 법안에 공조하게 될 것으로 본다"이라며 "민주당으로서는 든든한 우군"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국회 운영에도 제3당이 존재하는 게 훨씬 효율적인 만큼 합당의 실익은 별로 없다"며 "민주당과 김건희 특검과 한동훈 특검 등 협력할 과제가 너무 많지 경쟁할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