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4·10 총선으로 새로 구성되는 22대 국회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하고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노동개혁, 민생입법, 정책금융 지원 확대와 관련한 법안을 우선 처리해 줄 것을 호소했다.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 논평을 통해 “세계적인 경기 둔화는 우리 수출의 걸림돌이 되고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민간 소비와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며 “22대 국회는 우리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규제 개혁 등 기업환경 개선을 위해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요 입법 과제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시설투자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언급했다.대한상공회의소는 “22대 국회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기업의 혁신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국가적 난제에 민관이 힘을 모으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민생, 저출생, 경제재생 등 이른바 3생(生)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여야가 경제 회복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입법 마련에 초당적으로 협력해 과감한 규제 혁신, 세제 개혁으로 경제 역동성을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무역협회는 “여야 화합의 협치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5대 무역 강국 도약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22대 국회가 적극적·초당적 의정활동으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기틀 마련에 역량을 결집하고, 장기적 정책 비전을 수립해 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우선 과제로는 노동·규제 개혁 등을 꼽았다.중소기업중앙회는 “대·중소기업·금융권이 함께 상생하며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기업을 옥죄는 과도한 환경·노동 등 각종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기중앙회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 통과를, 중견기업연합회는 상속·증여제도 개편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김채연/빈난새/김형규/최형창 기자 why29@hankyung.com
대구 남구 개표소에서 기존 투표지보다 약 1.2배 긴 투표용지가 발견돼 소동이 벌어졌다.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전날 오후 9시 20분께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학교 천마체육관 개표소에서 기존 투표지보다 약 1.2배 긴 투표용지가 대명9동 사전 투표함 투표지 분류 중에 발견됐다.개표참관인이 이를 보고 이의를 제기해 현장에서 개표참관인 등 관계자 참관 아래 확인 절차가 진행됐다.선거관리위원회 측은 "투표지 인쇄 과정에서 기계적 오류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바코드나 직인 위치 등은 기존 투표지와 일치하나, 규격과 달라서 무효표 처리했다"고 밝혔다.아울러 이날 오후 8시께 대구 북구 개표소에서도 기존 투표지보다 긴 투표지가 발견돼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제22대 총선 개표가 마무리 됐다.4·10 총선 투표율이 3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높은 사전투표율과 각 당이 내세운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투표 마감 결과 전체 유권자 4천428만11명 가운데 2천966만2천313명이 투표에 참여, 67.0%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선 투표 열기는 사전투표 참여율로 일찌감치 예고됐다. 이번 사전투표는 지난 총선보다 4.6%p 높은 3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이번 총선에서는 방송3사(KBS·MBC·SBS)의 격전지 출구조사에서 우세가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 공영운 후보, 이광재 후보 등이 예상을 깨고 낙선해 관심을 끌었다.22대 총선 서울 용산구 선거구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에서는 강태웅 민주당 후보에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개표결과는 달랐다.'대권 잠룡'이 맞붙는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출구조사와 달리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이광재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4.6%포인트 격차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최종 당선자는 안철수 후보였다.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경기 화성을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당선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서울 노원병에 세차례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화성을에서 그 꿈을 달성하게 됐다.선거 달인 김태호 후보도 격전지서 웃었다. 전직 경남도지사 간 맞대결로 주목 받았던 양산을에선 김태호 후보가 김두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4선 고지에 오르게 됐다.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는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도봉갑'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김 후보는 18대 신지호 전 의원 이후로 12년 만에 보수 깃발을 꽂게 됐다.앞서 전날(10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안귀령 후보가 52.4%, 김재섭 후보가 45.5%로 집계됐었으나, 개표 결과는 반대였다.출구조사 발표 결과 서울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인 동작을 지역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보다 당선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예상됐다. 류삼영 후보는 52.3%, 나 후보는 47.7%로 집계되면서다.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나경원 후보가 류삼영 후보를 제치고 당선돼 함박웃음을 지었다. 민주당은 동작을에서 승리하면 서울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화력을 집중해 왔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대위 출범 이후 동작을에만 8번 방문하며 공을 들여왔다. 그렇다면 이처럼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이번 사전투표에서 60대 이상 비중이 급증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의 사전투표 비중 증가가 실제 선거 결과에도 변수로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실시된 4·10 총선 사전투표에서 60대가 314만 1737명(22.69%)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가 312만명(22.5%), 40대가 217만명(15.7%), 70대 이상이 207만명(15%)으로 뒤를 이었다.사전투표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7.7%로 4년 전 총선(30.6%)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연령대는 보통 여당에 지지세가 강하다.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60대는 50%, 70대 이상에서는 69%로 조사됐다.반면 사전투표자 수가 가장 적은 연령대는 30대로 156만명(11.26%)이 참여했고, 18~29세는 179만명(12.9%)이었다. 전체 유권자 4428만 11명 중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1384만 9043명(31.28%)이다.역대 선거 출구조사는 비교적 적중률이 높지만 최근들어 사전투표율이 올라가면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 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방송 3사가 선거 종료 직후 내놓는 출구조사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 2020년 총선에서도 253개 선거구 가운데 14개 선거구에서 출구조사 예측치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