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화성을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대로 라스플로레스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화성을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대로 라스플로레스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제22대 총선 개표가 마무리 됐다.

4·10 총선 투표율이 3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높은 사전투표율과 각 당이 내세운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투표 마감 결과 전체 유권자 4천428만11명 가운데 2천966만2천313명이 투표에 참여, 67.0%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선 투표 열기는 사전투표 참여율로 일찌감치 예고됐다. 이번 사전투표는 지난 총선보다 4.6%p 높은 3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방송3사(KBS·MBC·SBS)의 격전지 출구조사에서 우세가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 공영운 후보, 이광재 후보 등이 예상을 깨고 낙선해 관심을 끌었다.

22대 총선 서울 용산구 선거구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에서는 강태웅 민주당 후보에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개표결과는 달랐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광장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혜(분당을) 후보, 한 위원장, 안철수(분당갑) 후보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광장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혜(분당을) 후보, 한 위원장, 안철수(분당갑) 후보 (사진=뉴스1)
'대권 잠룡'이 맞붙는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출구조사와 달리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이광재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4.6%포인트 격차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최종 당선자는 안철수 후보였다.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경기 화성을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영운 민주당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인 끝에 당선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서울 노원병에 세차례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화성을에서 그 꿈을 달성하게 됐다.

선거 달인 김태호 후보도 격전지서 웃었다. 전직 경남도지사 간 맞대결로 주목 받았던 양산을에선 김태호 후보가 김두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4선 고지에 오르게 됐다.
사전선거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도봉구 일대에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사전선거를 하루 앞둔 4일 서울 도봉구 일대에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국민의힘 김재섭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는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도봉갑'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김 후보는 18대 신지호 전 의원 이후로 12년 만에 보수 깃발을 꽂게 됐다.

앞서 전날(10일)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안귀령 후보가 52.4%, 김재섭 후보가 45.5%로 집계됐었으나, 개표 결과는 반대였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후보가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후보가 11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출구조사 발표 결과 서울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인 동작을 지역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보다 당선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예상됐다. 류삼영 후보는 52.3%, 나 후보는 47.7%로 집계되면서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 나경원 후보가 류삼영 후보를 제치고 당선돼 함박웃음을 지었다. 민주당은 동작을에서 승리하면 서울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화력을 집중해 왔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대위 출범 이후 동작을에만 8번 방문하며 공을 들여왔다.

그렇다면 이처럼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사전투표에서 60대 이상 비중이 급증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의 사전투표 비중 증가가 실제 선거 결과에도 변수로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실시된 4·10 총선 사전투표에서 60대가 314만 1737명(22.69%)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가 312만명(22.5%), 40대가 217만명(15.7%), 70대 이상이 207만명(15%)으로 뒤를 이었다.

사전투표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7.7%로 4년 전 총선(30.6%)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연령대는 보통 여당에 지지세가 강하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직원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관내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직원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관내 사전투표함과 우편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60대는 50%, 70대 이상에서는 69%로 조사됐다.

반면 사전투표자 수가 가장 적은 연령대는 30대로 156만명(11.26%)이 참여했고, 18~29세는 179만명(12.9%)이었다. 전체 유권자 4428만 11명 중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1384만 9043명(31.28%)이다.

역대 선거 출구조사는 비교적 적중률이 높지만 최근들어 사전투표율이 올라가면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 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어 방송 3사가 선거 종료 직후 내놓는 출구조사 결과에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총선에서도 253개 선거구 가운데 14개 선거구에서 출구조사 예측치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