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총선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총선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절반(151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거둔 180석에 버금가는 성적표에 힘입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은 강해지고 친명(친이재명)계는 당내 주류로 확고히 자리잡게 됐다.

앞서 친명계는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을 통해 비명(비이재명)·친문(친문재인)계의 빈자리를 속속 차지하며 세를 넓혀갔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도맡아 온 변호인단 출신인 양부남(광주 서을)·박균택(광주 광산갑)·김동아(서울 서대문갑)·김기표(경기 부천을)·이건태(경기 부천병) 등의 후보가 대표적이다. 총선이 임박해 설화 논란에 휩싸인 친명계 양문석(경기 안산갑)·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도 당선이 확실시됐다.

정치권에선 총선 결과를 둘러싸고 “친명계가 주장해 온 ‘혁신 공천’이 의혹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자 “혁신 공천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며 사실상 강행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친명 체제로 단일대오를 맞춘 민주당은 거대 의석수를 앞세워 법안 처리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비주류로 밀려난 친문계가 제3당으로 대두한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세력을 재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 경우 친문계의 조직적인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친문계 나름의 반격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미 공고해진 이 대표 체제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