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학보 논문…'경마중계형'에 무조건 부정적이진 않아
"유권자들, 지지율 변화 설명·해석하는 여론조사 보도 선호"
선거철이면 쏟아지는 여론조사 보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경마중계형 보도'에 대해 유권자들은 의외로 부정적인 시각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여론조사 결과만을 알려주기보다는 지지율의 추이를 설명하고 그에 따른 해석을 곁들여주는 보도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방송학보에 게재된 논문 '유권자는 어떤 선거 여론조사 보도를 원하는가?'(차유리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보도 중 가장 선호하는 유형으로 '지지율 변화 설명-해석형'(5점 만점에 3.62점)을 꼽았다.

이어 '지지율 비교-경마중계형'(3.50점), '후보 강조-경마중계형'(3.12점), '지지율 의미 설명-해석형'(3.07점)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의 유권자 1천3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먼저 '경마중계형 보도'에 대해 이슈나 정책 혹은 후보자의 정치적 특성·배경 같은 내용이 아니라, 투표율 예측이나 경합 지역·선두 경쟁·선거 전략·후보자 동정·선거 자금·정치적 지지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화하는 보도 방식이라고 정의했다.

'해석형'은 사실관계에 근거를 두고 논리성이 확보된 보도를 의미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목적이 유권자 이익이 아닌 후보자의 선거 캠페인을 돕는 데 있다는 점에서 '훈수 저널리즘', '폴로크러시' 등과는 구분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경마중계형 보도는 '지지율 비교'와 결과주의적 '후보강조' 유형으로, 그리고 해석형 보도는 '지지율 변화 설명'과 결과주의적 '지지율 의미설명' 유형으로 각각 구분했다.

연구 결과 유권자들은 경마중계형·해석형 여부와 상관없이 '결과주의' 보도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고 저자는 밝혔다.

또한 자칫 상명하달식 비대칭 관계에 놓이기 쉬운 유권자들이 문제성 보도 방식으로 흔히 언론에서 다뤄지는 경마중계형 보도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연구진은 "디지털 시대 유권자가 기성 뉴스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능동적 수신자'임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하는 뉴스를 요구해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능동적 참여자'가 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경험적 증거"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