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점주. / SBS 보도화면 캡처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점주. / SBS 보도화면 캡처
카페에서 음료를 배달 주문한 손님이 빨대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카페로 찾아가 점주의 무릎을 꿇게 하고 사과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점주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손님을 고소했다.

9일 SBS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음료를 배달 주문한 여성 손님 A씨는 "빨대가 오지 않았다"며 카페로 찾아와 여성 점주 B씨에게 무릎을 꿇게 했다.

당시 매장 CCTV 영상을 보면 B씨가 무릎을 꿇자 A씨는 그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한다. "이게 지금 서비스직이냐. 다시는 그따위로 장사하지 말라. 이 동네에서 살아남을 거 같냐"고 호통을 치기도 한다.

점주 B씨는 빨대를 못 받았다는 A씨의 전화를 받고 빨대와 함께 사과의 의미로 케이크도 들려 보냈다. 그러나 주소를 잘못 받아 적은 탓에 배달 시간이 예상보다 지체됐고, A씨가 사과를 요구하고자 직접 가게를 찾은 것이다.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항의하는 손님. / SBS 보도화면 캡처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시의 한 카페에서 배달 주문에 빨대가 누락됐다고 항의하는 손님. / SBS 보도화면 캡처
B씨의 사과에도 A씨의 항의는 계속됐다. B씨가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묻자, A씨는 '무릎이라도 꿇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B씨는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그는 "빨리 사과를 하는 게 가장 편한 것 같았다. (그러자 A씨가) '넌 무릎 꿇는 게 그렇게 편하냐'고 얘기하시더라"고 전했다.

A씨는 "빨대를 다시 갖다준다는 점주의 태도가 불손했다"며 "빨리 죄송하다고 했다면 무릎까지 꿇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B씨는 해당 사건 이후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 일이 있고 나서 거의 물 몇 모금밖에 못 먹었다. 그냥 손님들도 보고 싶지 않고 가게에 나오고 싶지 않더라"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B씨는 업무방해와 모욕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