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울린 20대 청년들…순천-안산 택시비 '먹튀'
20대 청년들이 밤에 장거리 택시를 이용한 후 거액의 요금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일이 발생했다.

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50대 중반의 택시 기사 A씨는 지난 7일 오전 1시 30분부터 오전 5시 10분까지 전남 순천시에서 경기도 안산시까지 젊은 남성 3명을 태워주었다. 새벽 시간에 무려 3시간 40분간 320km를 달렸다. 택시비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포함해 43만원이 나왔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미리 마중 나와 있던 이들 3명의 친구가 A씨에게 은행 계좌 번호를 물어본 후 택시비를 보냈다고 거짓으로 말했고,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입금 명세를 확인하려는 순간 청년들이 재빠르게 도주했다. A씨가 손을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먹튀'가 발생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청년들이 앉았던 택시 뒷좌석의 지문과 DNA를 채취하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확보해갔다. 영상에는 청년 3명이 모두 뒷자리에 앉아 있는데 얼굴과 체격, 입은 옷 등이 선명하게 잘 보인다. 결정적으로 청년들은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며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 경찰이 붙잡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A씨는 "TV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 나에게 일어나 황당하고 믿기지 않았다. 더 험한 일을 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식 또래의 아이들인데 그런 나쁜 마음을 먹었다는 게 불쾌하고 다른 사람들이 같은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은 표준말을 썼으며 사투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안산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고 착실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가 속한 택시 회사 관계자는 "택시비 '먹튀'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젊은 청년들이 장난삼아 범죄를 저지르거나, 잡히지 않을 거라고 믿는 듯하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어린아이들 같은데, 카카오 택시에 전화번호를 남겼기 때문에 1주일 정도면 신원 파악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