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크레타/사진=현대차
소형 SUV 크레타/사진=현대차
인도에서 국민차로 떠오른 현지 전략 차종 '크레타'로 입지를 다진 현대차그룹이 이번에는 현지 전용 전기차 모델에 현지 기업이 생산하는 배터리를 최초 탑재해 전동화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현대차·기아는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인도의 배터리 전문기업 엑사이드 에너지와 인도 전용 전기차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인도에서 75년 이상 배터리 사업을 영위해온 인도 납산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배터리 전문기업 엑사이드가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진출을 위해 2022년 설립한 자회사다. 이르면 올해 연말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선행 양산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인도 전용 전기차 출시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현대차·기아 전용 배터리셀의 개발 및 생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 확대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동 협력 등이 담겼다.
정덕교  현대차∙기아 전동화부품구매사업부 상무(왼쪽부터), 만다르 브이 데어 엑사이드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양희원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사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현대차∙기아
정덕교 현대차∙기아 전동화부품구매사업부 상무(왼쪽부터), 만다르 브이 데어 엑사이드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양희원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사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현대차∙기아
엑사이드 에너지는 최초로 양산 예정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을 개발, 생산해 현대차·기아 인도 생산거점에 공급한다. 엑사이드 에너지의 배터리셀은 향후 출시될 인도 시장 전용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으로 이 모델은 현지 생산 베터리가 탑재되는 첫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인도에서 처음 생산되는 차량용 배터리의 품질 확보를 위해 개발에서 양산까지 전 단계에 대해 엑사이드 에너지와 협력한다.

회사 측은 전기차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현지화를 통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중요한 인도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후 하이브리드 배터리까지 영역을 넓혀 현지 전동화 시장을 선점하고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화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타로 현지서 잘나가는 현대차...이번엔 전기차 공략

현대차는 인도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처음 등장한 크레타는 지난해 2월 기준 현지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크레타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번엔 인도에서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세계 3대 완성차 시장인 인도는 최근 자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 전동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 현지 전기차 생산 시설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2023년부터 10년 동안 약 2000억루피(약 3조2500억원)를 투자할 계획. 특히 2028년까지 6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아는 내년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은 "인도는 전동화 확대가 기대되는 중요한 시장으로 초기에 배터리 현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향후 인도에서 양산 예정인 전용 전기차가 인도 기업이 현지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하는 첫 전기차가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