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정에 출마한 유경준 국민의힘 후보(왼쪽),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후보. / 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경기 화성정에 출마한 유경준 국민의힘 후보(왼쪽),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후보. / 사진=각 후보 페이스북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화성정 선거구에 출마한 유경준 국민의힘 후보가 상대 후보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유엔(UN) 산하기구를 사칭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경력을 올해 총선 공보물에 기재하지 않았다"며 막판 공세를 펴고 있다. 전 후보 측은 "정치적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한테 책임을 묻는 격"이라며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후보는 최근 논평을 통해 "전 후보가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출마해 대표 경력으로 내세운 유엔해비타트 한국위는 유엔 명칭과 로고를 도용하고 유엔을 사칭해 여러 기업으로부터 44억원을 수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라며 "결국 이 단체는 공익 법인이 취소됐고 이 단체를 유엔 기구로 믿고 업무 협약을 체결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이 단체를 사기 혐의로 고소까지 한 상황"이라고 했다.

유 후보는 "이 단체의 문제가 불거지자 전 후보는 22대 국회의원 후보 공보물에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전문위원' 경력을 삭제했다"며 "비리의 온상인 유령단체에서 전문위원을 하고, 대표 경력으로 내세웠지만, 지금에 와서는 한마디 해명이나 사과도 없다. 이러한 인물이 청년을 대표한다는 게 개탄스럽다. 청년의 힘으로 민주당의 위선과 조롱을 심판해달라"고 했다.

전 후보가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 당시 전문위원직을 지내고 있다고 밝혔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는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해 기부금을 모았다는 의혹을 받는 단체다. 국회사무처는 이 단체 측에 유엔해비타트와 정식 협약을 맺으라고 촉구했으나, 정식 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 11월 2일 비영리 법인 취소를 결정했다. 2019년 출범해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민주당 후보)을 초대 회장으로 내세운 이 단체는 그동안 여러 기업으로부터 기부금 44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와 지난 3년여간 사업을 함께 진행해왔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 1월 이 단체와 박 전 수석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9년 11월 출범 축하 서한을 보냈고, 박 전 수석이 회장을 맡았다"면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가 유엔 산하 기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 이 단체 홈페이지는 닫혀 있다. 또 유 후보가 문제를 제기한 전 후보의 총선 공보물에서도 이 단체 경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전 후보 측 관계자는 "4년 전 경력을 똑같이 안 썼다고 경력 삭제를 운운하는 건 비상식적이다. 심지어 고의적 삭제 주장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라며 "선거판 비방 목적으로 보인다. 심판받아야 할 정치 스타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단체의 문제는 (전 후보와) 일절 관련이 없다. 문제가 있다면 던지기식 의혹 제기를 넘어 무엇이 문제인지 말해보셔야 할 것"이라며 "오히려 정치적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한테 책임을 묻는 격으로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