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미국의 3월 고용지표가 나오자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가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당초 시장은 미국 Fed가 오는 6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관련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 이후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5일 미셸 보먼 Fed 이사는 뉴욕에서 열린 싱크탱크 맨해튼인스티튜트 주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반등한다면 향후 통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여야 하는 위험이 생길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내릴 경우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요구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물가 흐름이라면 올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보먼 이사는 Fed 구성원 중에서 매파 성향이 강한 인사로 꼽힌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보다 3%에 가까운 ‘의미 있는 위험 상태’임을 감안할 때 지금 금리 인하에 대해 생각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JP모간은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Fed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을 6월에서 7월로 연기했다. 바클레이스와 BNP파리바 등도 금리 인하 확률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6월 금리를 연 5~5.25%로 인하할 확률은 한 달 전 57.1%에서 50.8%로 떨어졌다. 현재 수준(연 5.25~5.50%)으로 동결할 확률은 46.8%로 한 달 전(25.8%)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고용이 활발하다고 해서 경제가 과열될 것이란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며 “일자리 증가 대비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둔화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없이 고용이 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 지연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 마감 무렵 연 4.39%로 전날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다우존스, S&P500 등 주요 주가 지수는 모두 1% 안팎 상승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