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페인트공으로 직업을 바꾼 최인라씨. / 사진=유튜브 '머니멘터리' 캡처
미국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페인트공으로 직업을 바꾼 최인라씨. / 사진=유튜브 '머니멘터리' 캡처
미국에서 회계사로 일하던 여성이 페인트공으로 직업을 바꿨다는 사연이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머니멘터리'는 ‘명문대 졸업 후 인정받는 회계사 그만두고 매일 공사판에서 페인트칠하는 여자’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전직 회계사 최인라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최씨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미국 INK, KPMG에서 회계사로 근무했다. 첫 아이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하고자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 생활을 시작했다가, 2019년부터 페인트공 일을 시작해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최씨는 현재 월수입에 대해 "한 달에 1000만원 정도 번다"며 "내 공사도 하고 기업 마진도 나오고 경비도 따로 청구한다. 일당으로만 해도 월 700만원은 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페인트공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 질문은 현장 갈 때마다 많이 듣는다"며 "회계사 10년 차 되면 얼마를 벌 것 같나. 실수령액이 600만원 조금 넘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 다닐 때 우연히 시니어 회계사 실수령액을 봤는데 진짜 일 잘하고 여기저기서 오라는 사람이었는데, 620만원 정도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페인트공으로 직업을 바꾼 최인라씨. / 사진=유튜브 '머니멘터리' 캡처
미국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가 페인트공으로 직업을 바꾼 최인라씨. / 사진=유튜브 '머니멘터리' 캡처
퇴직한 결정적인 이유는 '자녀'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여동생이 어렸을 때 열경기가 있었는데,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셨다"며 "그때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동생이 빨리 병원에 가서 평생 장애가 되지 않았을 텐데, 그 부분을 지금도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엄마의 지론은 '애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다. 그게 제일 중요한 가치는 맞으니까 나도 그 말을 따라 셋째가 태어나 한 살 될 때까지 전업주부로 지냈다"면서도 "극외향형 성격이라 집에서 애만 보니까 환장하겠더라"고 떠올렸다.

현재 직업적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그는 "너무 만족하지만 힘들다. 이거는 미쳐야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제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에 어떤 사람이 '요새 상권이 다 죽어서 힘들다. 페인트 일을 할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글을 올렸더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뭐가 힘들어서 이거나 해야지'라고 하는 건 안 했으면 좋겠다. 뭘 잘 못 했으면 다른 것도 못 할 것 같다"며 "나는 회계사 일도 잘했다. 회계사 일을 못 했기 때문에 페인트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돈 벌려고 먹고 살자고 할 수 없이 하는 거지'라고 하면 정말 세상이 고달파지고 슬픈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연을 접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삶에 대한 긍정적 자세가 멋지다", "마음가짐을 배웠다", "멋진 마인드", "나태한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진짜 인생을 즐기면서 사시는 것 같다" 등 응원이 나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