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 돌파에도 소외주 많아…저PBR주 강세 6개월 더 간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는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평가된 주식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초과수익을 노리는 가치투자 전략이 유효한 시기입니다.”

엄준흠 신영자산운용 신임 사장(사진)은 4일 “최근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돌파했지만 소외되고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주식이 여전히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도체주에서 저평가 주식으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 상승세가 3~6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엄 사장은 지난달 사의를 밝힌 허남권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신영자산운용의 새 대표로 선임됐다. 신영자산운용은 ‘가치투자 명가’로 유명했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주 중심 장세가 이어지면서 운용자산(AUM)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신영자산운용의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 규모는 약 3조8539억원으로 5년 전(14조1541억원)보다 72.7% 급감했다. 수익성 악화로 국민연금 등 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해 타격을 입었다.

엄 사장이 내놓은 위기 극복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리서치 역량 강화다. 엄 사장은 “과거에는 펀드매니저가 특정 펀드의 수익률에 대해서만 책임졌지만 앞으로는 개별 종목에 대해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를 강화하고 주주제안도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채권형 펀드 출시다. 엄 사장은 “지금까지는 주식 액티브 가치투자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지만 고객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채권형 상품 도입이 절실하다”며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회사채와 하이일드 채권형 관련 상품을 이른 시일 내에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