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대리운전 플랫폼 ‘카카오T대리’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 ‘대리 요금’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대리 요금의 일정액을 지급받는 대리운전 기사들은 대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 책정은 기업의 고유 권한”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리기사 "요금 올려라"…카카오 "담합 소지"
1일 노동계와 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까지 단체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회사가 대리 요금을 협의로 정하겠다는 약속을 깼다”며 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약 16만 명의 대리기사를 고용한 시장점유율 40% 사업자다. 노조에 가입한 대리기사는 5000명가량(약 3%)이지만 민주노총 산하 노조여서 플랫폼업계에서는 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의 가장 큰 쟁점은 대리운전 요금이 단체협상으로 결정될 수 있는지다. 2022년 단체협약에서 노사는 ‘대리 요금을 현실화하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노조 측은 이 합의 내용을 근거로 대리운전 기사의 임금 기반인 대리비를 ‘노사가 정하자’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운임 문제는 회사 고유 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요금 현실화’는 대리운전 서비스 이용자를 포함한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납득하는 가격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문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사가 임의로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대리운전 요금을 정할 시 공정거래법상 담합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부 법률 검토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쟁점은 대리기사 처우다. 노조 측은 회사가 콜당 최소 기본운임을 1만2000포인트로 설정하고, ‘콜’이 배정된 뒤 취소됐을 때의 수수료, 만남 장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에 대한 '대기료' 등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긴 근로 시간 대비 수입이 적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포함한 적정 수준의 운임을 보장하라는 게 노조 요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지난해 대리운전 기사 월평균 매출이 267만원으로 콜 수수료, 이동을 위한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실제 월평균 수입은 161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68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9860원)의 7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입이 월 1000만원을 넘는 ‘월 천 기사’가 적지 않고 운임이 낮지도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콜이 많은 시간에 동선을 잘 짜 운행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리기사 커뮤니티에선 지난달 22일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경기 화성시 동탄 일대에서 12건을 운전해 이틀간 ‘순수입 52만3000원’을 인증한 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기시간 등에 대해 보상하도록 하는 것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대리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는 업무 시간이 자유로워 일반적 근로자와 동일선상에서 볼 순 없다”며 “중개업체인 플랫폼 기업에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법적 논리도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