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천시티투어에 탑승해 인천 관광을 하고 있는 플라이 앤드 크루즈 환승객들.  인천관광공사 제공
지난달 인천시티투어에 탑승해 인천 관광을 하고 있는 플라이 앤드 크루즈 환승객들. 인천관광공사 제공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최근 중국 특수목적 단체의 집중 유치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인천항 크루즈(호화유람선)로 갈아타는 플라이 앤드 크루즈의 미주·유럽 관광객도 적극 공략 대상이다. 인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사는 올해 초부터 해외마케팅팀을 중국의 산둥·산시·허난성에 급파해 치파오(중국 전통의상)협회, 청소년 수련단체, 공공기관의 해외산업 시찰팀 등 특수목적관광 관련 단체·기관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인천을 찾는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좀처럼 늘고 있지 않아서다.

특수목적관광은 특정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회, 국제세미나 등 전문행사에 참가하고, 지역 명소를 찾아 관광·휴식도 즐기는 복합 성격을 띠고 있다.

최근 인천의 특수목적관광 유치 사업은 가시적 성과를 보인다. 올해 3~5월 중국 산시성의 단체 관광객 5000여 명이 전세기로 인천을 찾고 있다. 현지 보험업계 등에 근무하는 이들은 4박5일 동안 인천에서 자체 기업행사를 열고 관광지도 찾을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치파오협회와 CCTV(중국중앙TV) 노년 프로그램 회원들이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한·중 국제문화교류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이들은 전통의상을 입고 패션쇼와 전통공연을 펼치면서 두 나라의 전통 패션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다음달 25일 인천에서 열리는 맥강파티(맥주+닭강정)에도 1만여 명의 유커 참여가 예상된다. 이들 유커는 인천에서 마이스 행사 참여, 특수목적 관광, 개별관광 등을 두루 즐기는 복합 성격의 관광객이다. 공사는 지난해 7만여 명이던 특수목적 관광객을 올해 12만 명으로 늘려 잡았다.

중국발 특수목적 관광객이 늘면서 한·중 카페리 승객도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에서 다양한 목적의 관광객으로 바뀌고 있다.

내수경기 부진으로 따이궁의 싹쓸이 쇼핑 수요가 사라진 자리에 특수목적 관광객, 포상관광, 일반 여객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카페리 여행은 선내에서 모임·회의·이벤트가 가능해 기업의 단체 여행이 늘고 있다는 게 인천항만공사 측의 설명이다.

인천항 크루즈 승객도 중국인에서 미주·유럽인으로 바뀌는 변화를 보인다. 미국·유럽에 거주하는 관광객이 항공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인천항에서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플라이 앤드 크루즈 프로그램이 활성화하고 있다. 올해 인천항 입항이 결정된 16대 가운데 총 5항차(1만483명)가 플라이 앤드 크루즈 손님들이다.

일부 크루즈 환승 여객은 인천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해 인천 관광명소를 찾고 있다. 1일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시티투어 승객은 지난달 500명 이상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배 늘었다. 대부분 크루즈 승객·승무원, 인천국제공항 환승객으로 알려졌다.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인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등과 함께 인천국제허브관광활성화협의체를 결성해 지속적인 유커 유치와 함께 항공·해양을 연계한 신개념의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