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8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이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한 뒤 기자회견에서 “디플레이션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의 잇따른 임금 인상, 주가 상승 등에 따른 발언이다.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일본 정부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7조9496억엔) 등을 담아 112조5717억엔(약 1000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기시다 총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실현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월에는 1인당 4만엔씩 소득세와 주민세를 감세해 가처분소득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경제가 ‘새로운 경제 스테이지’로 이행하는 데 최대 열쇠는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소득을, 내년 이후에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반드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2030년대 중반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500엔으로 높인다는 목표에 대해선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변경과 관련해선 “완화적 금융환경이 유지되는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과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한다”며 북일 정상회담 추진 노력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과의 접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북일 정상회담이 ‘납북자를 한 번에 귀국시키기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상대가 있는 문제”라며 답변을 피했다.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선 “미국과의 탄탄한 동맹을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