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열릴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로비. / 촬영=한경닷컴 한경우 기자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열릴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로비. / 촬영=한경닷컴 한경우 기자
“일반 산업자본이 인수·합병(M&A)로 제약산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드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영진약품이예요. 한때 제약업계의 상위권이었던 영진약품도 대기업에 인수된 뒤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개최 한시간여 전인 28일 오전 8시께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 로비에서 만난, 예전에 한미약품에서 임원으로 일했다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가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현재 회사를 장악하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추진하는 OCI와의 통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자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OCI와의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OCI와의 통합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이종산업간 결합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한다. 한미약품 전직 임원이라는 주주는 “만약 OCI와의 통합이 이뤄지면 한미약품도 3년 안에 영진약품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며 주총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또 다른 주주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측이 내세우는 ‘통합’이라는 표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모녀 측의 뜻대로 일이 진행된 이후의 지분 구조를 보면 OCI가 한미약품그룹을 M&A 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통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개최 전의 회의장 모습. / 촬영=한경닷컴 한경우 기자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개최 전의 회의장 모습. / 촬영=한경닷컴 한경우 기자
반면 OCI의 자금력이 한미약품그룹의 연구·개발(R&D)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하는 주주도 있었다. 일찌감치 주총장 안에 자리를 잡고 의안 설명 자료를 읽고 있던 한 주주는 “대규모 R&D 투자가 이뤄지는 데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이중 OCI와의 통합 여부를 결정짓는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이다. 모녀 측과 형제 측이 각각 6명과 5명의 이사 선임 안건을 내고 표 대결을 벌인다. 오전 9시15분 현재 위임장 집계 등이 진행되면서 아직 주주총회는 개회되지 않았다.

화성(경기)=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