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재산이 대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직자의 평균 재산이 감소한 것과 달리 재산 증식에 성공한 것이다. 보유한 주식 가치가 급등한 위원이 있는가하면 올해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등록에 19개 코인을 써 낸 위원도 있었다.

28일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할 재산공개대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의 평균 재산은 56억4442만원으로 작년 신고 때 등록한 53억2628만원에 비해 3억1814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공시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체 신고대상 1975명의 평균 재산이 4735만원 감소한 것과 달리 금통위원들은 재산을 불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재산 증가액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장용성 위원이다. 장 위원의 재산은 68억9005만원에서 78억6555만원으로 9억7550만원 증가했다. 장 위원의 재산 증식 비결은 미국 주식 투자였다. 장 위원은 아마존 3700주, 알파벳A 5260주, 알파벳C 5180주, 테슬라 114주 등을 신고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크게 오르면서 이 주식들의 평가가치가 약 20억원에서 27억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평가가치가 오른 것으로 금통위원 재직 기간 중 주식 거래 내역은 없었다.

신성환 위원은 46억4351만원에서 48억573만원으로 재산이 불어났다. 배우자가 아파트를 상속받은 영향 등이 반영됐다. 하지만 신 위원은 이같은 재산 증가 폭보다 다양한 종류의 가상자산을 등록한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상자산은 올해부터 등록 의무가 생겼다. 신 위원은 배우자가 비트코인 0.0082개와 이더리움 1.0943개, 에이다 4692.8322개, 리플 238개 등 19종의 코인을 보유했다고 고지했다. 자산의 규모는 1470만원 수준으로 많지 않았다.

서영경 위원, 조윤제 위원도, 유상대 위원(한은 부총재)도 예금 등이 증가하면서 재산이 불어났다. 지난달 임명된 황건일 위원은 이번 재산등록 대상이 아니었다.

반면 금통위 의장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재산이 47억4838만원에서 44억7656만원으로 2억7182만원 감소했다. 보유한 토지와 건물의 가액이 낮아진 영향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