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IT서비스를 담당하는 롯데정보통신이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로 바꿨다. 1996년 회사 설립 후 첫 사명 변경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1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롯데이노베이트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IT서비스(시스템통합·IT아웃소싱)라는 기존 사업을 넘어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등 다양한 신사업을 확장해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연구개발(R&D)을 확장해 왔다. 최근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전 그룹사에 적용했다. GPT-4, 달리(DALLE)-3 등 상용 퍼블릭 AI서비스에 보안 필터를 적용한 그룹 전용 서비스다. 그룹 직원들을 돕는 개인 비서 수준의 AI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외부 고객의 문의에 대응하고 답변하는 콜센터 서비스도 아이멤버로 개량했다. 롯데월드, 롯데온 등에 적용했다.

아이멤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주최한 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리더보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어 이해력과 추론, 상식 생성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빅데이터 플랫폼 ‘스마트리온’도 선보였다. 스마트리온은 그룹의 식품 유통 화학 제조 건설 관광 등 다양한 계열사 보유 데이터를 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플랫폼이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롯데렌탈에 스마트리온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전 계열사로 확장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967억원, 영업이익 569억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각각 14.2%, 66.3% 증가했다.

주요 연결기준 자회사인 이브이시스(EVSIS)는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 및 납품하면서 충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까지 그룹 호텔, 백화점, 아파트 등에 4000기 가량 충전기를 구축 운영했다. 이브이시스는 지난달 청주에 연간 2만여 기 충전기 생산이 가능한 새 공장을 준공했다. 올해 말까지 누적 7500여기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도 진출했다. 북미 시장에 30kW, 100kW 충전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중이고 400kW급 초고속 충전기에 대한 인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와 함께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지식재산(IP)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충전기, 자율주행 등 관련 52개 특허를 등록했다. 이번 주총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활용한 유상운송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고두영 롯데정보통신 대표(사진)는 “새 사명 롯데이노베이트는 회사의 변화와 혁신을 상징한다”며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신사업 발굴,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