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4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의 비공개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임대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4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의 비공개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임대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의대 교수 집단 사직을 하루 앞둔 24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를 만나 의료공백 사태 중재를 시도했다. 민생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 ‘용산발(發) 리스크’로 꺾인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전의교협 회장단 간부들을 비공개로 만났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 건설적인 대화를 중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계도 정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회의 직후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행보는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여당이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도 “정부와 여당이 원팀으로 민생 문제를 풀 수 있는 의지와 힘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유일호·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도 출범시켰다.

한 위원장은 이날 또 다른 민생 공약으로 금투세 폐지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통과되지 않았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금투세 폐지·시행이 결정될 것이다. 저희를 선택해야 할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행보는 최근 떨어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한 위원장은 ‘운동권 척결’을 구호로 내세웠으나 야권의 ‘검사 독재’ 프레임에 밀렸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당 한 관계자는 “민생에 집중하고, 민심 따라 정부를 견인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정소람/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