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이 지역 내에서 버스·전철 등에서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지나가기만 해도 자동 결제가 되는 ‘태그리스(tagless) 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지난 21일 경기도·서울시·인천시 국장급 실무협의회를 통해 각 지자체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태그리스(비접촉) 기술 확대 협의기구 마련을 제안해 각 지자체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스마트폰·교통카드를 찍는 대신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해 교통 비용을 결제하는 체계다. 고속도로 하이패스와 같이 지나가기만 해도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비접촉 문화를 확산하고 교통 취약자의 편의를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경기도는 2021년부터 태그리스 체계를 도입해 현재 도 광역버스 2828대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용인, 의정부를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 950여 대에 이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편리하지만 호환이 안 되는 곳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지자체마다 캐시비, 티머니 등 다른 업체의 태그리스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권역을 오가는 이들은 태그리스가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을 일일이 파악해야 하는 불편이 크다. 예컨대 경기도 광역버스에서 태그리스 시스템으로 결제한 뒤 서울시 우이신설선으로 환승할 때는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어야 하는 식이다.

각 지자체는 태그리스 시스템 적용 노선 확대에 나서면서 이 같은 기술 호환 문제 해결에 공동으로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9월부터 우이신설선 등 일부 전철 노선에 태그리스를 적용한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 이 제도를 서울 지하철 1~8호선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인천시도 광역버스 일부 노선 도입을 추진하고, 코레일도 관리하는 전철에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각 지자체는 공동 협의 기구를 구성해 정기 회의를 열고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