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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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거듭하던 과일 가격이 소폭 안정화됐다. 정부가 ‘금(金)사과’ 등 치솟는 과일값을 잡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대형마트들이 체리와 키위, 망고 등 수입과일 물량을 대폭 늘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일값은 1년 전보다 여전히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2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사과의 도매가는 ㎏당 5381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도매가가 7000원에 육박하며 ‘다이아사과’라고까지 불렸으나 다소 안정된 것이다. 토마토와 포도 가격은 전주 대비 하락했다. 토마토는 ㎏당 4760원으로 1주일 새 10.5%, 포도는 6967원으로 5.7% 내렸다. 전주보다 가격이 싸졌지만, 작년보다는 훨씬 비싸다. 사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6.1%, 토마토와 포도는 각각 40.4%, 24.5% 높다.
"하다하다 '다이아사과' 불리기도"…대형마트의 '파격 승부수'
‘프루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나타났다.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2.21로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3개월째 오름세다. 품목별로 농산물이 2.6%로 다른 품목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다하다 '다이아사과' 불리기도"…대형마트의 '파격 승부수'
과일 물가의 상승은 4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3월에도 흐린 날씨가 계속돼 과일 출하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3월은 원래 참외, 토마토 등 국산 햇과일 출하가 시작되는 시기지만 일조량이 적고 기온이 낮아 과일 성장이 늦어지고 있다”며 “완연한 봄에 들어서는 4월이 돼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 3사는 국산 과일에 몰린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수입과일 물량 확대에 나섰다. 지난 1월 정부가 오렌지 할당관세를 조기에 인하하기로 하자 이마트는 발 빠르게 미국에 가 당초보다 물량을 50% 더 구해왔다. 4~5월 나오기 시작하는 뉴질랜드 키위와 미국산 체리도 물량을 늘릴 예정이다. 대량으로 매입한 만큼 싸게 판다. 이마트는 지난 20일부터 바나나와 오렌지를, 이날부터는 파인애플, 망고, 망고스틴을 20% 추가 할인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직수입 물량을 확대했다. 베트남에서 직접 들여온 바나나를 필리핀산보다 30% 싼 송이당 2990원에 판매 중인데 물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과일 수입국을 다변화하는 등 수입과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명진 이마트 과일 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물가 안정 행사를 기획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18일부터 긴급 물가 안정 자금 1500억원이 투입됐기 때문에 농축산물 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