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주(株)가 미국 발(發) 훈풍에 일제히 오르고 있다.21일 오전 9시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900원(2.47%) 오른 7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4.22% 뛴 16만3100원을 기록 중이다. 한미반도체(1.18%), 이수페타시스(3.01%), LX세미콘(0.12%) 등도 오름세다.코스닥 시장에서도 동진쎄미켐(6.68%), SFA반도체(2.56%), 아이티엠반도체(2.36%), 텔레칩스(2.04%) 등이 상승하고 있다.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2.13%, 코스닥 반도체 지수는 2.04% 오르고 있다. KODEX반도체와 TIGER반도체도 각각 2.61%와 2.40% 뛰고 있다.이날 미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은 58억2000만달러(7조817억원), 주당 순이익은 0.42달러(563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올해는 반도체 산업이 반등할 것이고 내년에는 기록적인 매출 수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실적 발표 후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5% 급등했다.미 정부가 인텔에 사상 최대치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인텔은 개장 전 4%대 올랐으나 장중 상승폭을 낮춰 0.36% 상승으로 마감했다.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60% 상승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1.09%, 대만의 TSMC는 1.39% 각각 뛰었다.미국 정부는 이날 인텔에 최첨단 반도체 현지 생산 확대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85억달러(11조4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미국은 자국 기업인 인텔에 이어 마이크론은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의 TSMC 등에도 통 큰 보조금 지급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미국 내 투자 및 생산 확대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미국은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미국 내 최첨단 반도체 생산률은 사실상 '0(제로)' 수준이다.한편 이날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중앙은행의 '연착륙' 자신감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자극됐다. 특히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인공지능(AI), 온디바이스 등이 2024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죠. 반도체 주식도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말할 것도 없고 AMD 등 반도체 기업 주가들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는 투자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 제2의 엔비디아가 될지 예상할 자신이 없다면 반도체 산업 전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에 분산투자하는 ETF 중 가장 대표적인 ETF는 '아이셰어즈(iShares) 세미컨덕터 ETF'입니다. 티커는 'SOXX'이며, 추종지수는 'ICE 세미컨덕터 인덱스'입니다. 과거에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추종했었습니다.2007년 10월부터 운용을 시작한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들 중 시가총액 100만달러 이상, 발행주식 수 150만주 이상이라는 요건을 갖춘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에 분산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용자산이 약 16조8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초대형 ETF로 성장했죠.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 인텔 등 대표적인 미국 반도체 기업의 주식들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네덜란드 주식인 ASML과 대만 주식인 TSMC는 SOXX ETF에 편입됐습니다. 왜 SOXX ETF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없고 ASML, TSMC는 있는 걸까요?SOXX ETF가 편입한 주식명을 정확히 살펴보면, ASML이 아닌 ASML ADR, TSMC가 아닌 TSMC ADR입니다. 주식명 뒤에 붙어있는 'ADR'은 무엇일까요? DR은 주식예탁증서를 뜻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 상장된 '우량기업'이란 주식은 한국의 주식시장에서만 거래되는데, 이 주식을 다른 나라에서도 거래하고 싶은 수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우량기업이 DR을 발행하면 다른 시장에서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DR을 발행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우량기업 주식을 한국의 보관기관(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해야 합니다. 이후 해외의 예탁기관(글로벌 대형은행 등)과 예탁계약을 맺고,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DR'을 발행해야 하죠. 이 DR을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면 끝입니다. DR을 거래하면 '우량기업' 주식을 거래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미국 시장에 상장된 DR은 'ADR', 유럽에 상장된 DR은 'EDR', 한국에 상장된 DR은 'KDR'입니다. 국내 주식인 KB금융, 한국전력, KT, LG디스플레이,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POSCO홀딩스 등은 ADR을 발행해 미국 주식 시장에서도 거래되고 있습니다.ASML ADR은 네덜란드에 상장된 ASML 주식을 예탁기관에 보관해놓고 발행받은 예탁증서를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증권을 의미합니다. 즉, 미국 투자자들도 네덜란드 주식인 ASML 주식을 미국 주식시장에서 ASML ADR로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것이죠.SOXX ETF는 ASML ADR, TSMC ADR에 투자해 네덜란드의 ASML, 대만의 TSMC 주식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DR을 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 거래는 한국 주식 시장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대표적인 반도체 ETF인 SOXX ETF에 투자된 16조8000억원의 자금 중 단 1달러도 한국 반도체 기업에 흘러 들어가지 못하는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DR을 발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에도 글로벌 투자금이 편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ADR 발행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KB증권은 21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과 같은 9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 강화를 위한 대형 인수·합병(M&A)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이 증권사 김동원 연구원은 "우려가 기대로 전환하며 삼성전자는 밸류업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며 "1분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간 영업이익은 3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M&A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독일 콘티넨탈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M&A는)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다. 조만간 주주들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콘티넨탈 ADAS 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전장 사업을 고성능 컴퓨팅 칩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맞춤형 칩 생산을 늘릴 수 있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자동차가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칩 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AI 칩 턴키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이기에 자동차 업체들이 삼성전자에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KB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조9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669%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 전망치로는 12.4% 늘어난 71조6000억원을 내놨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