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미에노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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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미에노의 실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AA.36170656.1.jpg)
일본에선 ‘미에노의 실수’가 대표적이다. 부동산 버블이 정점이던 1989년 일본은행 총재에 취임한 미에노 야스시는 기준금리를 연 3.75%에서 6%로 단숨에 끌어올려 자산가격의 거품을 꺼트렸다. 월급을 모아서는 도쿄 시내에 집 한 채 사기 어려운 시절이라 그는 ‘헤이세이의 오니헤이’(에도시대 도적떼를 처단한 소설 속 주인공)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금융 긴축으로 디플레이션을 불러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Fed는 일본을 교훈 삼아 2000년 미국의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을 때 재빠르게 금융 완화로 대응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일본이 어제 2007년 이후 무려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은행은 은행들이 돈을 맡길 경우 연 -0.1%의 단기 정책금리를 적용해 왔는데, 이번에 이를 연 0∼0.1%로 올렸다.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국채 매매로 장기금리를 조절하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도 그 역할을 완수했다며 폐기했다. 디플레 탈출 자신감이 통화정책 전환의 첫발을 뗀 배경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엔화 가치 상승 등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국내 제조업 경쟁력에도 중요한 변수다.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 등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