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먹으러 가다 보니 어느새 팔도를 돌았다. 특산품을 이용한 전국의 맛있는 빵을 찾아서.
안동 사과빵
안동 사과빵
안동 사과빵

뚜껑을 열자마자 탄성이 터진다. 새빨갛고 탐스러운 사과 일곱 알과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다. 1년간 정성껏 기른 열매를 품에 안은 농부처럼 흐뭇한 웃음이 나온다. 공간에 퍼져나가는 사과 향은 그곳을 단숨에 사과밭으로 만든다.
완도 장보고빵
완도 장보고빵
완도 장보고빵

비주얼에서 압도당한다. 커다란 전복 한 마리가 올라간 모습이 호쾌하다. 빵에 해상왕 장보고의 이름을 붙인 패기가 이해될 정도다. 장보고빵은 그날그날 손질한 신선한 전복으로 만든다. 빵과 해산물이 어울릴까 하는 걱정은 넣어두어도 좋다. 부드럽게 조리된 전복의 통통한 살과 포슬한 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든든한 한 끼로도 손색없다. 오븐에 살짝 데운 뒤 전복에 꿀을 살짝 바르면 더 촉촉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횡성 한우빵
횡성 한우빵
횡성 한우빵

한우가 들어갔는데 맛 없는 음식이 있을까. 한우빵도 마찬가지다. 고소한 양념에 한우와 채소가 어우러진 소가 들어 있는데, 내용물이 푸짐해서 씹는 맛이 제법이다. 기본 한우빵 외에도 매콤한 맛, 초코, 피자, 팥&크림치즈, 블루베리&크림치즈까지 다양한 맛을 판매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원주 복숭아빵
원주 복숭아빵
원주 복숭아빵

건네자마자 입에 넣는 친구를 나도 모르게 째려보았다. 이렇게 귀여운 빵을 보지도 않고 먹어버리다니, 잔인한 사람. 그러나 복숭아빵의 매력은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오륜쌀 빵에 치악산의 복숭아를 그대로 담아 촉촉하고 달콤하다. 앙금에서도 복숭아를 베어 물었을 때의 상큼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공주 밤파이
공주 밤파이
공주 밤파이

속이 꽉 차고 달기로 유명한 공주 밤. 덕분에 공주에는 밤으로 만든 이색 먹거리가 넘친다. 밤 양갱, 밤 케이크는 물론이고 밤 탕수육, 밤 닭강정까지 있다니 말 다 했다.

그중에서도 밤파이는 단연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모양새부터 고급스러운 카페에서 그대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페이스트리 같은 겹겹의 파이 안에 밤 앙금과 통밤을 넣었다. 제과제빵 기능장 출신인 밤마을 김인범 대표가 통밤을 직접 당 절임한 밤이다. 가향제가 아닌 원재료에서 풍기는 은은한 밤 향이 인상적이다. 편집부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엄지 척‘을 받았을 정도로 맛도 뛰어나다. 밤파이를 나눠먹은 이들 중 3명이나 주문하겠다며 연락처를 물었을 정도.
포항 따리랑 산딸빵
포항 따리랑 산딸빵
포항 따리랑 산딸빵

포항의 대표 특산물인 과메기로 만든 빵 이야기를 듣고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하하, 과메기빵은 이제 안 나오고… 산딸빵을 만듭니다.”

산딸기 생과즙을 듬뿍 넣어 새콤한 산딸빵을 한 입 먹으니, 왜 주재료가 과메기에서 산딸기로 바뀌었는지 알 것 같다. 풍부한 비타민 C는 덤이다.
청주 직지글빵
청주 직지글빵
청주 직지글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의 고장인 청주는 빵에서도 지적인 느낌이 난다. 우리 밀과 보리로 만든 폭신하면서도 쫀득한 빵에 팥 앙금과 호두가 들어 있다. 달지 않고 구수해 팥소를좋아하는 클래식한 입맛을 가진 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제1회 전국 로컬푸드에서 제과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강원 울산바위쿠키
강원 울산바위쿠키
강원 울산바위쿠키

울산바위를 쿠키로? 웃으면서 포장을 뜯다가 본격적인 모양새에 놀란다. 한 입 베어먹으면 진짜 바위 같은 속살이 드러난다. 콩가루와 참깨, 화이트 초콜릿에 쑥까지,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고소하다. 국희샌드, 사브레를 좋아하는 ‘바삭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설악산 단풍빵
설악산 단풍빵
설악산 단풍빵

몇 개만 늘어놓아도 알록달록 단풍잎이 쌓인 가을풍경 같다. 국내산 쌀로 만든 부드러운 빵에 초코앙금과 적앙금을 넣었다. 달달하고 진한 메이플시럽 향까지 풍겨 왠지 운치 있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