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가 약 1000억원을 투입해 국내에서 대대적인 신선·가전제품 할인 행사에 나섰다. 계란 60개·바나나 4송이를 100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행사다. 이날 행사엔 소비자가 대거 몰려 한때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알리는 18일 최저가·품질보증·1~5일 배송을 내건 ‘1000억 페스타’를 시작했다. 국내산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하루 두 번(오전 10시·오후 10시) 2시간 동안 선착순 구매할 수 있는 ‘타임딜’ 형식이다. 알리는 논산 설향 딸기(750g), 해남 황토 고구마(3㎏), 고당도 프리미엄 파인애플(2.5㎏) 등을 1000원에 선보였다. 같은 중량의 상품을 파는 경쟁사 대비 90% 이상 낮은 가격이다. ‘최저가 도전’ 태그가 달린 상품을 구매할 경우 24시간 이내에 다른 플랫폼에서 더 싼 가격의 동일한 상품을 찾으면 차액 환불을 신청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 알리가 이날 오전 내놓은 고구마, 계란, 오렌지 등은 1분도 안 돼 ‘완판’됐다. 알리 측은 “시스템상 1분 단위로만 판매량이 기록되는데, 실제로는 약 10초 만에 다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할인 행사 시작 직후엔 앱 접속량이 급증하며 ‘시스템 오류’ 등 문구가 뜨기도 했다.

알리는 이번 행사에서 삼성전자 정품 가전제품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정품을 보증하는 ‘삼성 공식 파트너’들이 알리에 입점해 노트북, 태블릿PC, 모니터, 무선 이어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뿐 아니라 냉장고, 전자레인지, TV, 청소기, 에어컨 등 각종 생활가전을 판매했다.

알리는 1000억 페스타를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 행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알리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한국 소비자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 알리 자체 마진을 줄여 준비한 것”이라며 “앞으로 비슷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알리가 공산품을 넘어 신선·가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알리는 ‘수수료 제로’ 혜택을 내걸며 국내 브랜드들을 빠른 속도로 입점시키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