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 발전 줄어든다"...맑은 하늘 되찾나 [원자재 이슈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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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노력에도 늘어난 석탄 소비량
중국은 태양광이 석탄 소비 줄일 전망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석탄 퇴출은 먼 얘기
중국의 석탄 수요 정점이 멀지 않았다는 진단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매년 지구상에서 채굴되는 석탄의 절반 이상, 사용되는 석탄 역시 50% 이상이 중국의 몫이다. 중국의 태양광 등 그린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 발전소 증설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청정에너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게다가 경기 침체로 철강 산업과 시멘트 산업 등의 석탄 사용량도 줄어들었다. 한국에서 지금보다 맑은 하늘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다만 글로벌 석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대믹과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난 등으로 2020년대 들어서도 석탄 사용량은 매년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석탄은 친환경 탈탄소 노력 때문에 조만간 퇴출당할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지금도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무서운 속도로 석탄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CEC)의 지난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이 1300GW를 넘어 전체 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석탄 화력 발전 설비용량 비중(37%)을 넘어서는 규모다. 중국에선 40GW 이상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가 건설 중이며, 원자력 발전소 역시 20여기를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석탄 사용이 당장 줄어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날씨나 바람 등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재생 에너지 시설이 늘어난 만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석탄 등 화석 발전소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석탄 발전소 인허가가 증가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022년의 104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작년엔 114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인허가됐다. 중국이 약속과 달리 계속 석탄 발전소를 짓는 이유에 대해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미국 등에서 수입하는 LNG에 의존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2월 IEA가 추정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석탄 사용량은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1.4% 증가해 처음으로 85억t을 넘어선 게 거의 분명하다. 글로벌 석탄 소비 증가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사용량이 8% 증가한 인도다. 동남아시아의 석탄 소비량은 미국과 EU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까지도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선 석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IEA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석탄 생산국인 인도는 현재 석탄의 95%를 노천 광산에서 채굴하고 있으며, 전력 생산량의 약 75%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온다. 인도 정부는 2028년까지 지하 탄광의 생산량을 3배로 늘리기 위해 신규 광구 인허가를 늘리는 한편, 투자 유치와 국내 장비 제조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도는 현재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많은 가정에 가전제품이 보급되고 있고, 에어컨의 사용도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영 광산기업 인도석탄(Coal India)의 아닐 쿠마르 자 전 회장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20년 동안 인도에는 석탄의 대안이 없다"며 "배고픈데 먹을 케이크가 없으면 빵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배고파서 죽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중국은 태양광이 석탄 소비 줄일 전망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석탄 퇴출은 먼 얘기
중국의 석탄 수요 정점이 멀지 않았다는 진단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매년 지구상에서 채굴되는 석탄의 절반 이상, 사용되는 석탄 역시 50% 이상이 중국의 몫이다. 중국의 태양광 등 그린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 발전소 증설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청정에너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게다가 경기 침체로 철강 산업과 시멘트 산업 등의 석탄 사용량도 줄어들었다. 한국에서 지금보다 맑은 하늘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다만 글로벌 석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대믹과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난 등으로 2020년대 들어서도 석탄 사용량은 매년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석탄은 친환경 탈탄소 노력 때문에 조만간 퇴출당할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지금도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무서운 속도로 석탄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
야심 찬 탄소 감축 계획 내세운 중국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석탄협회의 장홍 사무차장은 최근 중국 남동부 샤먼에서 열린 중국 석탄 수입 국제 서밋에서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급증하면서 전력 부문에서 석탄이 대체되고 있으며, 부동산 위기가 중공업의 수요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26년부터 중국의 석탄 사용량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언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작년 11월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중국의 화석 연료 사용량이 2024년에 정점을 찍고 2025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내수 경기 부진으로 철강과 시멘트 생산을 위한 석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근거다.중국전력기업연합회(CEC)의 지난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중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용량이 1300GW를 넘어 전체 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석탄 화력 발전 설비용량 비중(37%)을 넘어서는 규모다. 중국에선 40GW 이상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가 건설 중이며, 원자력 발전소 역시 20여기를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석탄 사용이 당장 줄어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날씨나 바람 등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재생 에너지 시설이 늘어난 만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석탄 등 화석 발전소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석탄 발전소 인허가가 증가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022년의 104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작년엔 114GW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소가 인허가됐다. 중국이 약속과 달리 계속 석탄 발전소를 짓는 이유에 대해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미국 등에서 수입하는 LNG에 의존하는 것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혁명의 연료 '석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증기 기관의 연료로 17세기 영국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석탄의 사용이 세계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는 게 언제가 될지는 불명확하다. 선진국 주요 연기금과 금융사들은 석탄 투자를 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신흥국들은 여전히 값싼 석탄을 원한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지난해 석탄 사용량이 각각 약 20% 감소했지만, 중국과 인도 등은 증가했다.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12월 IEA가 추정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석탄 사용량은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1.4% 증가해 처음으로 85억t을 넘어선 게 거의 분명하다. 글로벌 석탄 소비 증가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사용량이 8% 증가한 인도다. 동남아시아의 석탄 소비량은 미국과 EU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까지도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선 석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IEA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석탄 생산국인 인도는 현재 석탄의 95%를 노천 광산에서 채굴하고 있으며, 전력 생산량의 약 75%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온다. 인도 정부는 2028년까지 지하 탄광의 생산량을 3배로 늘리기 위해 신규 광구 인허가를 늘리는 한편, 투자 유치와 국내 장비 제조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도는 현재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많은 가정에 가전제품이 보급되고 있고, 에어컨의 사용도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국영 광산기업 인도석탄(Coal India)의 아닐 쿠마르 자 전 회장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10~20년 동안 인도에는 석탄의 대안이 없다"며 "배고픈데 먹을 케이크가 없으면 빵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배고파서 죽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