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030세대가 경기 침체에 대응해 콩처럼 작은 단위로 금을 거래하는 ‘골드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위기가 고조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 골드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게가 1g에 불과한 골드빈은 골드바 등처럼 가격대가 높지 않아 사회초년생 등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중국 푸젠성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대학 신입생 티나 홍(18)은 “현재 2g 이상의 골드빈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을 사서 돈을 잃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치솟는 골드빈 인기에 은행도 금 소매업체와 협력해 골드빈 판매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금·은 보석류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4% 증가하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는 ‘젊은이들이 금을 사는 이유’라는 해시태그가 91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 금값은 이달 들어 처음으로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약 31.1g)당 2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치솟고 있다. 글로벌 양극화에 따른 비(非)서방 국가의 탈달러화 정책으로 달러화 가치 하락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연내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2400~2500달러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