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노조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렌고)이 15일 봄철 임금협상 춘투(春鬪)를 통한 평균 임금 인상률이 5.28%로 중간 집계됐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렌고는 이날 771개 노조의 기본급 인상과 정기 승급분을 합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전년 중간 집계보다 1.48%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7월 최종 집계에서 5%대 인상률을 유지하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5%대 임금 인상률을 기록하게 된다.

앞서 렌고는 산하 노조들이 올해 춘투에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평균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금 인상은 30년 넘게 이어져 온 장기 디플레이션을 탈출할 일본 경제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임금이 오르면 물가가 상승해 경기가 활성화되고, 다시 임금이 인상되는 선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렌고가 이날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발표하면서 일본은행이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이날 발표로 임금 인상 흐름까지 확인되면서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초완화 통화정책을 종료할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5~11일 이코노미스트 50명을 대상으로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기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38%는 3월, 54%는 4월이라고 답했다. 지난 1월 조사 당시 응답은 각각 8%, 59%였다. 아사히신문은 “춘투에서의 임금 인상률이 높아 3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며 “일본 정부 내에서도 3월 (금융정책) 전환을 용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