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샤넬과의 협업으로 주목받은 발레 ‘모댄스’ 내한 공연이 취소됐다. 공연 출연 예정이던, ‘푸틴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사진)를 둘러싼 논란이 공연 취소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예술의전당은 15일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취소 소식을 밝혔다. 예술의전당은 “4월에 예정됐던 ‘모댄스’ 내한 공연이 관객과 아티스트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예스24티켓 등 주요 예매처도 판매를 종료했다.

공연 주역인 자하로바의 ‘친푸틴’ 행적을 두고 빚어진 논란이 취소 이유로 풀이된다. 자하로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의 연방의원을 지낸 인물이다. 현재 러시아 국가예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에는 푸틴의 측근인 발레리 게르기예프 볼쇼이극장 총감독과 함께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지지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은 “침략 국가의 공연자들을 보여주는 것은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과 같다”며 문화 협력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모댄스’ 취소로 올해 예정된 러시아 발레단 출연 작품들의 공연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16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볼쇼이 발레단 갈라 콘서트 2024 인 서울’이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