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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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31년 만에 적자를 냈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협업을 진행했던 미국 힙합 가수 예(카니예 웨스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여파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13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5800만유로(약 83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디다스가 적자를 낸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북미 매출이 2022년보다 16%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해 신발·의류 브랜드 이지(Yeezy)를 선보였다. 그러나 예가 유대인 혐오와 나치 찬양 발언 등으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하면서 관련 제품 매출이 급감하고 재고가 쌓였다. 카니예와는 2022년 10월 계약을 중단했다.

아디다스는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어치 재고 처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지 제품 재고를 폐기하려다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7억5000만유로(약 1조1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아디다스는 다만 이지를 제외한 부문은 올해 하반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을 제외한 다른 글로벌 시장에선 매출 신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경쟁업체 푸마에서 옮겨온 비외른 굴덴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파리 하계올림픽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2024 코파 아메리카) 등 대형 이벤트에 기대를 걸었다. 굴덴 CEO는 "올해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우리 브랜드를 선보이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