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추장스러운 겉옷 없이, 가벼운 티셔츠 한 장만 걸치고 길을 나서도 충분한 날들. 살랑살랑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만 맞아도 기분 좋은 계절, 봄. 그러나 여유를 부리다가는 큰일난다.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무더위가 우리를 찾아올 테니까. 이 짧고 귀한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충북으로 봄나들이를 떠나자.

단양에서 봄을 걸어보기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충북 단양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충북 단양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1980년 충주댐 수몰 지역을 조사하던 충북대 박물관팀에게 뜻밖의 수확이 찾아왔다. 구석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의 문화층에서 수많은 유적이 발굴된 것. 전시관은 수양개 유적을 망라한 곳으로, 우리나라 후기 구석기시대 석기문화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전시관 바로 옆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야간 관광 100선’으로 선정된 수양개빛터널이 있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유적로 390

느림보강물길
충북 단양 느림보강물길
충북 단양 느림보강물길
단양은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제격인 도시. 남한강 변을 따라 난 다양한 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도담삼봉을 볼 수 있는 1코스 삼봉길, 맛집과 시장으로 활기가 넘치는 4코스 상상의 거리 등 다양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5코스 수양개역사문화길은 단양보건소 단양강 잔도 만천하스카이워크 이끼 터널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을 잇는 3.2km 거리의 길로, 단양의 명소를 모아놓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단양강 잔도
충북 단양 단양강 잔도
충북 단양 단양강 잔도
암벽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잔도는 단양강을 가장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위로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절벽이, 발아래로는 잔잔히 흐르는 강줄기가 있다.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 가을에는 색색의 단풍, 겨울에는 눈꽃으로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중 새순이 돋아나는 봄의 잔도는 놓쳐서는 안 될 절경을 선사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는 덕분에 1.12km의 잔도를 걷는 시간은 지루하기는커녕 찰나처럼 느껴진다.

잔도는 만천하스카이워크·수양 개선사유물전시관·수양개빛터널·이끼터널 등 단양의 명소들과도 이어진다. 단양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단 ‘단양강잔도’만 찍고 가더라도 반 이상은 성공이라는 소리다.

충북 단양군 단양읍 상진리 373-34

제천에서 봄처럼 희망찬 꿈을 꾸기

청풍호반케이블카
충북 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충북 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기나긴 추위를 버텨내고 다시 피어나는 수목들처럼,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우리.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며 바다로 향하는 것처럼, 너른 호수를 보며 새로운 출발을 할 힘을 얻는 것은 어떨까. 청풍호는 충주댐이 세워지며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스케일이 거대해 ‘내륙의 바다’로 불릴 정도다. 이 장대한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비봉산이다.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면 정상까지 10분이면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막힌 데 없이 굽이굽이 펼쳐진 산맥과 넓디넓은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 시원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큰마음으로 큰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에 부풀어오른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문화재길 166

청풍문화재단지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제천을 비롯해 3개 시군에는 수몰 지역이 발생했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수몰지구의 보물과 문화재를 보존하고, 고향을 잃게 된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제천시가 조성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보물인 한벽루, 석조여래입상을 비롯해 지방유형문화재, 비석, 생활유물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조상들의 생활상을 재현해두어 마치 작은 민속촌에 온 것 같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로 2048

제천 옥순봉 출렁다리
충북 제천 옥순봉 출렁다리
충북 제천 옥순봉 출렁다리
2021년 가을 새롭게 문을 연 청풍호의 명물. 길이 222m, 너비 1.5m의 출렁다리는 제천 10경 중 하나인 옥순봉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옥순봉으로 향하는 산책로와 생태탐방 덱이 잘 조성되어 있어 옥순봉까지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외지인은 3000원의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이 중 2000원은 현장에서 바로 제천화폐로 환급해주는데, 마치 용돈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 75-7

충주에서 봄밤의 낭만을 만끽하기


중앙탑 사적공원
충북 충주 중앙탑 사적공원
충북 충주 중앙탑 사적공원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중원 탑평리 칠층석탑을 중심으로 꾸며진 공원. 이곳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공원 곳곳에 설치된 26점의 조각을 감상할 수도, 의상실에서 옷을 빌려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도, 사진관에서 이날의 기억을 남길 수도 있다. 탄금호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에 불이 켜지면서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로 바뀐다.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중앙탑길 112-28

탄금호 무지개길
충북 충주 탄금호 무지개길
충북 충주 탄금호 무지개길
낮보다 밤에 진정한 매력을 드러내는 곳으로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었다. 탄금호 위에 설치된 1.4km의 산책로에 무지갯빛이 드리우고, 수면 위에 설치된 다양한조명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완성해낸다.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탑정안길 10

자전거 하이킹
충북 충주 자전거 하이킹
충북 충주 자전거 하이킹
충주를 색다르게 돌아보고 싶다면 자전거 여행이 제격이다. 상쾌한 강바람을 느낄 수 있는 남한강 자전거길, 충주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탄금호 순환 자전거길, 문경새재부터 낙동강까지 이어지는 새재 자전거길 등 다양한 테마를 갖춘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 있다. 중앙탑 사적공원을 비롯해 도시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탑자전거 대여소 ‘타고놀까’
충북 충주시 중앙탑길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