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 리 애피어 최고운영책임자 "마케팅에 AI 접목…빅테크가 닿지않는 빈틈에 기회 많아"
“마케팅에서도 생성 인공지능(AI)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는 곳곳에 있습니다. 구글, 메타와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이 미처 다루지 못한 마케팅 영역에서 생성 AI 솔루션 사업을 확장하겠습니다”

위니 리 애피어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가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애피어는 2012년 대만에서 사업을 시작해 미국, 유럽 등에 17개 지사를 운영하는 AI 기반 글로벌 마케팅 업체다. 2022년 일본 프라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기업의 사업 분야는 마케팅과 기술(테크)을 합친 ‘마테크’다. 마테크는 2022년 생성 AI가 정보기술(IT) 업계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용어다. 애피어는 자율주행기술 개발자였던 치한 유 최고경영자(CEO)가 차린 회사다. 당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면역학 박사 과정을 끝냈던 리 COO도 AI 사업 기회를 내다보고 이 회사 창업에 합류했다.

애피어는 AI로 고객사의 마케팅 효과를 키우는 데 집중한다. 딥러닝으로 소비자의 생애주기를 분석해 유효한 수요층을 겨냥하도록 하는 사용자 획득 솔루션인 '아이비드', 개인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서비스인 ‘아이쿠아’ 등이 이 회사의 대표 상품이다.

리 COO는 “생성 AI로 광고 문구를 만들어 광고주에게 제안하고 있다”며 “소비자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고객사가 마케팅 표적을 정하는 작업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넥슨, 버거킹 대만, 일본 호텔몬토레 등 다양한 기업들이 애피어의 AI 서비스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피어는 올해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업체와 광고주를 AI로 이어주는 서비스 출시도 앞두고 있다. 생성 AI로 마케팅 효율을 끌어올려 광고주뿐 아니라 광고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만족시키겠단 전략이다. 리 COO는 “빅테크가 닿지 못하는 마케팅 시장의 빈틈을 마테크 기업들이 채워 나갈 수 있다”며 “빅테크도 마테크 기업과 협력하며 사업 기회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COO는 마케팅 사업에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수평적인 조직 문화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사내 직원들이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야 마케팅에 AI를 새롭게 접목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판단에서다. 리 COO는 “의사소통 장벽을 낮추기 위해 임직원 간 문화나 취미를 공유하거나 언어를 서로 가르치는 행사를 매주 열고 있다”며 “직원들은 CEO에게 일상적인 질문을 던지며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