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업과 민생 키우는 수출 총력전
2023년 세계 상품무역은 감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1995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위기로 발생한 두 차례의 이례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주요국의 거시경제 불안 및 중국 경기 침체의 장기화, 지경학·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글로벌 무역 쇼크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통상 국가들에 큰 타격이었다. 무역 개방도가 비교적 낮은 미국(25%) 중국(38%) 일본(47%)의 경제 성장률은 전망치를 다소 웃돈 반면, 개방도가 높은 한국(97%)을 비롯해 독일(100%) 태국(134%) 네덜란드(177%) 싱가포르(336%) 등은 모두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초유의 대외 여건에도 작년 우리 수출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6월부터 지속해서 무역 흑자를 기록했고 10월부터는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 여타 통상국보다 경제 성장성을 조기에 회복했다. 수출 보릿고개로 여겨지는 1~2월에도 지난 2년간 이어진 난관을 돌파해 무역 흑자를 실현했다. 내수 회복에 여러 장애 요인이 상존하는 현시점에 수출과 투자가 우리 경제를 견인하도록 정부는 2027년 세계 수출 5강이라는 비전 아래 올해 국내 제조업 투자 110조원, 외국인 투자 350억달러와 함께 수출 7000억달러라는 담대한 3대 목표를 설정했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총력 지원과 함께 다음의 수출 전략을 시행한다. 첫째, 정부는 수출 엔진으로서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등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반영한 20대 주력 품목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최대 수출 성과를 낼 수 있는 반도체, 자동차, 농수산식품, 방산 등 주력 품목별 특성을 감안해 초격차 기술 확보, 생산능력 확충, 마케팅 등을 맞춤형 지원할 것이다. 특히 반도체 1200억달러 이상, 자동차 750억달러, 콘텐츠 160억달러, 농수산식품 132억달러 등 주력 품목별로 도전적인 수출·수주 목표를 설정해 민·관의 역량을 결집한다.

둘째, 지역·시장별로 수출을 밀착 지원하는 통상 전략을 전개한다. 주력시장, 전략시장, 신흥시장으로 분류한 9대 중점 시장별로 특화된 지원 전략을 추진한다. 또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에 더해 경제동반자협정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를 통해 100개국 이상으로 확장한 우리의 글로벌 통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 기업의 경제 무대를 넓히고 수출 다변화·다각화를 촉진할 것이다.

셋째, 360조원 규모로 무역금융을 확대하고 수출기업 마케팅 지원에도 1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두바이를 시작으로 10개국에 무역사절단을 파견하고 신속한 해외 인증 취득을 위해 국내외 상호 인정 품목을 2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다. 통합한국관, 한류 박람회, 해외 공동 물류센터, 의료기기 해외인증 등 수출 협업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가동해 정부가 원팀 코리아로 수출 전선에 나선다.

전국 각지의 산업현장에서 땀에 젖은 산업 역군들의 노력으로 이제 한국 경제의 수출 엔진은 ‘풀가동’하고 있다. 수출로 산업을 일구고 키워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 한번 결집해 산업 도약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