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정' 강철호 "정치가 국민 잠재소득 절반 뺏어…AI 등 미래 먹거리 집중 육성해야"
“정치가 우리 국민이 누려야 할 잠재 소득(1인당 GDP)의 절반은 뺏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 수준, 세수 규모, 국민 잠재력을 보면 지금보다 두 배는 잘살 수 있는 조건이 되는데 정치가 이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죠.”

이번 총선에 기업인 인재 1호로 국민의힘에 영입된 강철호 전 HD현대로보틱스 대표(사진)는 경기 용인 죽전동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6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1991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10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던 그는 기업행을 택해 현대중공업 중국사업총괄,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 등을 지냈다. 강 전 대표는 “정치가 이대로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어 직접 국민의힘 인재 공모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는 “많은 세수와 경제 규모에서 나오는 국가의 자원들을 정치가 그냥 공중에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엔 정부가 나서 철강산업을 주도하고 이는 조선, 자동차, 반도체로 이어져 지금 우리의 먹거리가 됐다”며 “반면 최근 정치는 너무 눈앞의 이익만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이 정치인을 뽑아 권한을 위임한 이유는 차세대 먹거리를 찾고 경제와 산업 지도를 고민하라는 것인데 지금 정치권은 아무도 그런 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반도체 강국의 이점을 살려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첨단로봇 산업을 빨리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선만 되면 그만’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식의 한탕주의가 정치권에 팽배해 우리 경제가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컸다”고 했다.

그는 “좀 더 승산이 높은 지역구에 출마하라”는 당 지도부를 설득해 험지인 경기 용인정 출마를 결행했다. 4년 전 총선에서 10%포인트 가까운 차이로 더불어민주당에 패배한 곳이다. 강 전 대표는 “6년째 생활하고 있는 회사 사무실과 주거지가 있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제가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곳이니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과거 국회의원들이 용인 지역의 경제 발전 문제에 소홀해 잠재력 대비 발전이 더뎠다”고 지적했다. 국회에 입성하면 ‘용인 경제수도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하고 싶다고 밝힌 이유다. 그는 “서울은 이미 비싸고 노후해 젊은 사람들이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며 성장시킬 베이스캠프를 만들 수 없다”며 “용인이 지리적으로도, 인구적으로도 신(新) 경제수도가 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강 전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강남 사거리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을 용인으로 옮겨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설지연/사진=최혁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