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구겐하임 어워드 올해 주인공 슈리칭
대만 출신의 미국인 작가 슈리칭(70·사진)이 제2회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미국 구겐하임미술관과 LG가 첨단기술을 활용해 뛰어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5일 LG와 구겐하임미술관은 슈리칭에게 10만달러의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대기업과 세계적인 미술관이 손잡고 만든 여러 상 중에서도 LG 구겐하임 어워드만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예술을 후원한다는 것이다. 첨단 전자기업인 LG의 이미지와 실험적인 예술가를 적극 발굴하는 구겐하임의 장점을 결합했다. 첫해인 지난해 수상자는 스테파니 딘킨스 미국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교수였다.

슈리칭은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작가다. 뉴욕대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영화와 설치미술, 게임 제작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인종과 젠더 등 도발적인 주제와 미래를 예견하는 듯한 통찰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예컨대 2002년 선보인 인터넷 기반의 실험미술 작품 ‘갈릭=리치 에어’에는 오늘날의 비트코인을 연상시키는 대안 화폐가 등장한다. 그는 2019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대만관 대표 작가로 나서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의 작품은 구겐하임과 뉴욕 MoMA, 뉴욕 휘트니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소장하고 있다.

심사단은 슈리칭에 대해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텔링 예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며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끊임없이 실험적 시도를 하는 도전 정신을 높이 샀다”고 평했다. 슈리칭은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후원하는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현대미술계에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화답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