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즈알파인은 장엄한 산맥과 협곡을 넘나드는 뉴질랜드 기차여행의 백미다.
트랜즈알파인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
트랜즈알파인 기차에서 바라본 풍경
청정한 자연 그 자체가 가장 큰 여행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뉴질랜드. 그중에서도 남섬은 좀 더 사람의 발걸음이 뜸한, 그래서 더욱더 야생에 가까운 자연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여행지다. 그림처럼 펼쳐진 남알프스 산맥과 광활한 캔터베리 평원을 비롯해 장관을 이루는 협곡과 강, 호수, 그리고 짙푸른 태즈먼해에 이르기까지 뉴질랜드의 내로라하는 풍광을 십분 즐길 수 있는 여행은 바로 기차를 타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위대한 여정’, 트랜즈알파인

스프링필드, 남알프스 산맥으로 향하는 트랜즈알파인 열차
스프링필드, 남알프스 산맥으로 향하는 트랜즈알파인 열차
뉴질랜드의 국영기업 키위 레일의 여행 브랜드 ‘더 그레이트 저니 오브 뉴질랜드’는 다양한 철도 여객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남섬의 중앙 내륙을 관통하는 여객 열차 ‘트랜즈알파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섬의 북부까지 해안선을 따라 운행하는 ‘코스털 퍼시픽’, 북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 오클랜드와 웰링턴을 연결하는 ‘노던 익스플로러’ 등이다. 그중에서도 트랜즈알파인은 ‘뉴질랜드 여행의 백미’로 손꼽힌다.

트랜즈알파인은 1987년 11월 22일 첫 운행을 시작했다. 기차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해 롤스톤-다필드-스프링필드-아서스패스-오트리아-모아나를 거쳐 최종적으로 그레이마우스에 정차하는 스케줄이다. 캔터베리 평원과 와이마카리리강, 서던알프스 4개의 구름다리와 편도 기준으로 총 223km를 횡단하는 여정에 드는 시간은 5시간 남짓이다.

트랜즈알파인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기차여행 16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뛰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그러나 기차여행의 묘미는 기찻길 주변의 멋진 풍광에 그치지 않는다. 여정 내내 안락한 좌석에서 지붕까지 투명하게 마감한, 넓은 파노라마 창문이 설치된 ‘오픈에어 뷰잉 캐리지’에서 뉴질랜드의 멋진 자연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관광지를 지나칠 때마다 모든 좌석에 설치된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해당 지역에 대한 역사 및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들려주는 음성 해설 서비스도 설치되어 있다.

주위의 멋진 풍광을 느긋이 조망하면서 가벼운 주전부리에서부터 샐러드, 샌드위치, 라자냐, 파스타 등 본격적인 요리를 비롯해 커피, 차에서부터 현지 맥주, 와인 등 주류에 이르기까지 두루 주문해 맛보고 마실 수 있는 멋진 공간, ‘트랜즈알파인 시닉 카페’까지 갖추고 있어 오감을 만족시키는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다.

트랜즈알파인의 주요 역


크라이스트처치역
크라이스트처치 역
크라이스트처치 역
명실상부한 남섬 제1의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 자리한 기차역은 트랜즈알파인 기차의 출발점이자 고향과도 같은 존재다. 크라이스트처치 서남쪽 교외 지역의 애딩턴에 자리하고 있어 ‘애딩턴역’이라고도 불리는 크라이스트처치역은 1993년 현재 위치에 오늘날과 같은 모습의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크라이스트처치역이 세워진 장소는 과거에 뉴질랜드 최초의 기관차가 제작되었던 애딩턴 레일웨이 워크숍이 자리 잡고 있던 곳으로 뉴질랜드 철도 역사에서 유서 깊은 곳이다.

그레이마우스역
그레이마우스역은 트랜즈알파인 기차여행 루트의 종착점이다. 뉴질랜드의 웨스트코스트에 자리한 그레이마우스는 파파로아국립공원과 더불어 서쪽 해안가에 자리한 기암괴석 ‘팬케이크 록스’를 볼 수 있는 푸나카이키 마을로 가는 관문으로 남섬 여행객의 발길을 끄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트랜즈알파인 노선 따라 남섬 여행하기

트랜즈알파인 기차는 남알프스 산맥과 웨스트 코스트, 크라이스트처치 등 남섬 특유의
자연적인 특성과 매력을 오롯이 간직한 지역을 오간다. 기차를 타고 남섬의 자연경관을 느긋이 감상하며 이동하노라면 어느새 도착할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남섬의 관광 명소들을 소개한다.

크라이스트처치

크라이스트처치는 트랜즈알파인과 남섬에서 운행하는 또 다른 여객 열차인 코스털 퍼시픽의 거점이기도 하다. 남섬 최대 도시이니만큼 문화유산 명소들과 개성이 뚜렷한 카페, 레스토랑, 바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으므로 이곳에서 열차에 탑승하기 전에 느긋이 시간 여유를 갖고 도심 탐험에 나설 것을 추천한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에는 식물원과 정원이 많아 ‘정원 도시’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

남극과 가까운 남섬의 지리적 위치 덕분에 세워진 국제남극센터에서 색다른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시내를 관통하는 에이번강에서는 에드워드 시대(약 1901~1910년경) 스타일의 펀트배를 타고 강 주변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밖에 크라이스트처치 도심 내에서 이동할 때는 유서 깊은 트램을 비롯해 이층 버스, 곤돌라, 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아서스패스
아서스패스 빌리 계곡
아서스패스 빌리 계곡
아서스패스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해발 지대에 자리 잡은 마을 중 하나일 것이다. 남알프스산맥의 해발 740m 고지대에 자리한 작은 산악마을 아서스패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등산가를 비롯해 트레킹과 스노보드 등 야외 활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다.

이 작은 마을에 여행자의 발길이 머무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아서스패스 국립공원’이 그 주인공이다. 마을을 거점으로 이동하는 이 산악 국립공원의 높이는 해발 900m를 능가한다. 국립공원 동쪽으로는 울창하게 조성된 너도밤나무 숲을 비롯해 넓은 강 유역이, 서쪽으로는 험준한 계곡 지형과 우림이 펼쳐져 있다.

모아나 & 브루너 호수
아서스패스와 그레이마우스 사이에 숨듯이 자리한 목가적인 고장, 모아나가 여행자의 발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코 브루너 호수라 하겠다. 브루너 호수 주변에 조성된 유일한 마을인 모아나에서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 자체가 방문 목적이자 즐길 거리다. 모아나 최대의 액티비티는 바로 낚시인데, 브루너 호수에서 갈색 송어를 일 년 내내 잡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캠핑장이 있으며 브루너 호수 주변으로 작은 호수와 강이 여럿 모여 있어 드라이브와 산책을 즐기기에 용이하다.

그레이마우스 & 웨스트코스트
웨스트코스트 폭스 빙하
웨스트코스트 폭스 빙하
뉴질랜드 현지에서는 ‘더 코스트’라고도 불리는 웨스트코스트는 뉴질랜드의 원시 자연을 고루 조우할 수 있는 남섬의 손꼽히는 관광 명소다. 이곳 웨스트코스트 지방의 최대 도시인 그레이마우스는 과거 역사적인 금광 도시였으며 뉴질랜드의 유명한 원석, 포우도 이곳에서 채취하므로 박물관, 조각품 판매점 등에서 연관 기념품을 구매하기에 좋다.

그레이마우스에서는 울창한 우림과 웅장한 빙하 지형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데, 특히 해수면과 인접한 폭스 빙하와 프란츠요제프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빙하’로도 꼽힌다. 보통 그레이마우스 타운에서 출발해 빙하 지역으로 향하게 되는데, 빙하 주변으로 조성된 트랙을 따라 빙하 하이킹을 즐길 수 있고 인접한 곳에 자리한 프란츠요제프 마을에서 온천욕 체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