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로봇용 OS 시장 출사표…"누구나 로봇 서비스 개발하는 오픈 생태계 구축"
네이버가 로봇용 운영체제(OS)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 ‘아크마인드’를 통해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로봇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 중인 정보기술(IT) 전시회 LEAP 2024의 키노트 발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다. 석 대표는 ‘미래 도시를 위한 테크 컨버전스’를 주제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자율주행,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등 네이버의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소개할 예정이다.

LEAP는 사우디 정보통신기술부(MCIT)가 주관하는 사우디 최대 기술 전시회다. 지난해에는 183개국에서 17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네이버는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빅테크 기업과 함께 메인 전시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네이버, 로봇용 OS 시장 출사표…"누구나 로봇 서비스 개발하는 오픈 생태계 구축"
아크마인드는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가 합작해 구축한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다. 네이버가 2021년 공개한 웨일OS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팀 네이버의 웹 플랫폼, OS, 로봇 기술이 집약됐다는 설명이다. 웹 개발자들과 로봇 서비스 개발을 연계해 로봇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목표로 개발했다. 네이버는 “웹 기반의 확장성 높은 개발 환경, 하드웨어 제어를 위한 로봇 전용 웹 API,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의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크마인드는 기존 웹 생태계의 소프트웨어를 로봇 서비스로 연결하는 것은 물론 다수의 이기종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할 수 있다. 웹 플러그인 기술로 로봇의 위치·움직임 제어, 판단이 필요한 자율주행 서비스 등을 웹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전용 API를 제공한다. 도커 환경에서 AI 서비스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로봇 전용 기능도 선보인다. 기존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수적으로 사용됐던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ROS(로보틱스 OS)와 통신할 수 있는 전용 API도 준비했다.

아키텍처를 단순화해 기존 로봇 OS보다 가볍고 OTA 방식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도난당한 로봇의 데이터를 초기화하거나 서버에서 CPU 온도, 스토리지 용량 제어 등도 가능하다.

웹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특정 OS에 종속된 개발도구를 쓰지 않아도 웹 생태계에서 로봇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웹 개발자도 로봇 전용 API, HTML, CSS 등을 통해 웹 표준에 맞춰 로봇 서비스를 개발하고 통합·확장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웹 개발자 누구나 로봇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예약, 주문, 결제, 지도, 얼굴인식 등 최신 웹 앱을 필요에 따라 조합해 기존의 배달 로봇이 얼굴인식 결제 기능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발할 수 있다. 로봇 제조사별로 특화된 앱을 추가로 개발할 필요가 없어 소프트웨어 개발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전 세계 개발자를 위한 오픈 웹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 1784에서 운영 중인 로봇 서비스에 도입한 뒤 파트너십을 통해 확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W3C 웹 표준화 노력, 오픈소스 및 스토어 제공 등을 통해 오픈 생태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진행 중인 차세대 로봇 플랫폼 협력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온칩(SoC), 이미지 센서 등 반도체 솔루션과 네이버의 OS,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하나의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로봇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네이버, 로봇용 OS 시장 출사표…"누구나 로봇 서비스 개발하는 오픈 생태계 구축"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IMARC) 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46억달러(약 19조원) 수준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18.6% 성장해 435억달러(약 5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독자적인 로봇 OS 나오키(NAoQI)를 개발해 로봇 제품인 페퍼에 탑재하고 있다. 아마존(로보메이커), 마이크로소프트(MSRDS, 인텔리전트 로보틱스), 구글(구글 클라우드 로보틱스), 메타(드로이델트) 등 빅테크들은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제공 중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