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누마이르 통신장관 "선박 안전 우려한 조치" 주장
UKMTO "4일에도 홍해서 선박 피격 보고…인명피해 없어"
후티 반군 "예멘 영해로 진입하는 선박은 허가 받아야"
전 세계 '물류 동맥'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겨냥한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예멘 영해로 진입하는 선박은 후티가 통제하는 해사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후티 통신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스퍼 알누마이르 후티 통신부 장관은 이날 "허가를 위한 요청에 도움을 주고 예멘 해군과 함께 선박들을 확인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조치는 선박들의 안전을 우려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고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매체 알마시라 TV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거의 매일 같이 홍해와 그 인근을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더 광범위한 중동 불안정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후티의 공격이 이어지자 다수의 선박은 후티 반군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피해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통하지 않고 이동 기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아프리카 남단 항로로 우회 운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후티 반군 "예멘 영해로 진입하는 선박은 허가 받아야"
후티 반군이 공격을 일삼고 있는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물류의 요충지로, 이곳의 관문인 수에즈 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10~15%를 담당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의 비중은 전체의 30%에 달한다.

후티 반군이 관할하는 영해는 예멘 본토에서 20㎞ 너비의 홍해 남단 바브 알만다브 해협 절반 정도의 수역이다.

한편, 홍콩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허치슨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HGC)는 홍해에 설치된 해저 케이블 최소 4개가 지난주 훼손돼 홍해를 지나는 인터넷 통신량의 25%가 영향을 받았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훼손된 케이블에는 유럽과 인도를 잇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 1' 등이 포함됐다.

HGC는 훼손 원인은 언급하지 않은 채 트래픽 경로 변경을 위한 계획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후티 정보부는 지난 2일 홍해 해저 케이블 훼손이 미국과 영국 해군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후티는 케이블 훼손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으며 후티 반군과 맞서는 예멘 정부는 지난 달 초 후티가 케이블을 파괴하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홍해에서는 4일에도 후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보고됐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홍해의 항구도시 아덴에서 남동쪽으로 91해리 떨어진 지점에서 2건의 폭발이 일어나 선박 1척이 손상을 입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고, 해당 선박은 다음 기항지를 향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