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대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주담대 증가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2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37조964억원으로 전월 말(534조3251억원) 대비 2조7712억원(0.5%) 증가했다. 월간 주담대 잔액 증가 폭은 1월(4조4330억원)과 비교해 축소되긴 했지만, 작년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 폭이 전월 대비 다소 축소된 것은 정부의 압박 효과 때문이다. 정부가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선 영향이다. 국민은행은 금리가 5년간 유지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1일 연 3.45~4.85%에서 지난달 말 연 3.69~5.09%로 0.24%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이 기간 동일한 유형의 주담대 금리를 연 3.29~5.3%에서 연 3.45~5.46%로 올렸다.

다만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주담대가 3조원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신생아특례대출 등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이 출시되면서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특례대출은 지난 1월 29일 출시된 이후 2월 16일까지 3주 만에 3조3928억원이나 대출 신청이 접수됐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