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년까지 축구장 4000개 면적의 사과밭이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배면적이 줄어들면 생산량도 감소할 수밖에 없어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사과 가격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사과 가격은 생산량 감소 등으로 인해 최근 1년 새 두 배 넘게 올랐다.

"축구장 4000개 사과밭, 2033년 사라질 수도"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사과 재배면적은 2033년 3만900㏊로, 올해(3만3800㏊) 대비 8.6% 줄어들 전망이다. 앞으로 9년간 축구장 4000개 면적에 해당하는 2900㏊의 사과 재배지가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품종 갱신과 고령화에 따른 폐원 등으로 인해 성목(다 자란 나무)이 특히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배면적 감소는 사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33년 사과 생산량이 48만5000t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50만2000t)와 비교해 3.4% 적은 수치다. 점진적인 생산량 감소로 1인당 사과(후지 상품) 소비량 또한 올해 9.7㎏에서 2033년 9.5㎏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과 가격은 작년부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 2일 사과의 ㎏당 도매가는 5141원으로 1년 전(2331원)과 비교해 120.6% 올랐다. 냉해와 서리 등 봄철 저온 피해로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가 줄었고, 여름철 잦은 강우와 집중호우로 낙과가 증가한 탓이다. 여기에 지난해 수확기에는 탄저병·겹무늬썩음병 발생이 늘며 생산량이 급감했다.

사과값 폭등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못난이 과일’ 판매 촉진에 나섰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해 “비정형과와 소형과를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