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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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글로벌 비만 TOP2+ ETF 3종 출시
체중감량 이상의 기대 효과

상가 건물을 보면 음식점에 걸린 ‘임대’라는 표시는 이미 익숙하다. 그러나 필라테스와 피트니스는 스타벅스보다 많아지고 있다. 다이어트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KB자산운용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환자 수는 10억명 이상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며 과체중까지 포함할 경우 2030년 30억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WHO(세계보건기구) 등을 포함한 여러 기관에서 비만은 미용의 영역을 넘어서 질병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비만 관련 ETF가 상장되었다.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KBSTAR 글로벌비만산업TOP2+’ 그리고 오늘 상장하는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INDXX’ 세 가지다. 세 ETF 모두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릴리에 집중투자 하기 때문에 ‘글로벌TOP 2’라는 명칭으로 시작한다.

유럽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은 루이비통이 아니라 노보노디스크이다. 미국 헬스케어 업종 1위도 존슨앤드존스가 아닌 일라이릴리로 변경되었다.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이라는 물질이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일어난 현상이다.

현재의 비만치료제는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인데 먹는 약(경구용)으로의 전환도 얼마 남지 않았다. 비만치료제 일반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포인트다. 또 2024년에는 비만 치료제의 대사질환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 결과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퇴행성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도 비만이 가장 높은 비중의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혈관성 질환, 신장 질환, 고지혈증 등도 비만과 관련이 높다. ‘암’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췌장암, 위암, 혈액암도 비만의 동반 질병이다. 현대인의 각종 질병의 주된 원인이 비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치료제를 단순한 체중감량 이상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다. 물론 우울증 등의 부작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달 상장된 세 가지 비만 ETF를 비교해보면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TOP2의 비중은 기초지수 방법론 기준으로 KBSTAR 56%, KODEX 50%, TIGER 50% 순이다. 두 종목을 제외하면 임상 또는 개발이 진행 중인 제약업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KBSTAR는 제약기업 외에도 룰루레몬, 플래닛 피트니스와 같이 신체활동(스포츠) 관련 기업들이 포함되어 확대된 비만 산업 개념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두 종목 외의 제약기업 구성 방법도 다르다. KODEX는 두 종목 외의 제약기업에 초기 6.25%씩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여 강소기업의 비중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Zealand Pharma와 Viking Therapeutics가 임상 2상에서 좋은 결과를 발표하며 주 초반 급등했다. KBSTAR와 TIGER는 변동성을 고려하여 시가총액 비중을 반영했다. TIGER는 월 배당 ETF라는 점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비만 ETF 포트폴리오
비만 ETF 포트폴리오
세 ETF 모두 상장 기간이 짧아 성과 비교는 어렵지만 ETF 별로 포트폴리오와 비용 관점에서 차이는 확인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기술의 발전은 운동량을 급격히 감소시킨다. 사냥하며 농사짓던 인간이 디지털 그리고 기계화가 진행되며 신체 활동은 이제 선택의 영역이 되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생각하고, 연구하는 뇌 활동마저 감소시킬 수 있어 보인다. 최근 발표된 애플의 Vision Pro는 공간컴퓨팅이라는 개념을 현실화하며 찾아가는 공간을 선택하여 불러오는 공간으로 바꾸었다.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선택적 신체활동(스포츠)은 가속화되고 있는 기술의 발전과 상호 보완제의 역할을 하게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