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기업인 기부도 눈길…여당에 후원금 쏠림 현상도
국회의원 '후원금 품앗이'·지방의원 '보험성 기부' 되풀이
친분 있는 국회의원들 사이의 '품앗이' 기부 사례가 이번에도 이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23년 기준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보면 국회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례가 종종 눈에 띈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보험용'으로 같은 지역 현역 의원들을 후원하는 행태도 반복됐다.

◇ 사라지지 않은 의원 후원금 '품앗이'
국민의힘 비례대표 박대수 의원은 같은 당 의원 4명에게 각 500만원을 후원, 가장 많은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송언석(재선·경북 김천)·엄태영(초선·충북 제천단양)·정동만(초선·부산 기장)·최춘식(초선·경기 포천가평) 의원이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예비후보 단계에서 사퇴한 바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재선·충남 서산태안)의원은 같은 당 정운천(재선·비례)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국민의힘 강민국(초선·경남 진주을) 의원은 자당 조수진(초선·비례)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현직은 아니지만, 국민의힘 유기준 전 의원은 동생인 유경준(초선·강남병) 의원에게, 홍장표 전 한나라당 의원은 권영세(4선·서울 용산)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 지방의원들, 지역 현역 국회의원에 후원금
지방의회 의원이 자신의 지역과 관련이 있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례도 여럿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간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런 후원금이 향후 지방선거 공천 등을 염두에 둔 일종의 '보험'으로 보기도 한다.

국민의힘 전정·이강무·장종례 송파구 의원은 같은 당 송파갑 현역인 김웅 의원에게 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고민서 충북 충주시의원은 같은 지역인 충주 현역의원인 이종배(3선)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미화 전 천안시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천안을 3선 박완주 의원에게 역시 500만원을 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월 사퇴하고 총선 출마를 준비했으나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다.

국회의원 '후원금 품앗이'·지방의원 '보험성 기부' 되풀이
◇ 기업인과 유명인도 여야 정치인들 후원
정의당 당원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의당 장혜영(초선·비례) 의원과 정의당 소속이었다가 탈당해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의원직을 상실한 류호정 전 의원에게 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고 류 전 의원에게도 같은 금액을 후원했다.

또, 국민의힘 초선 비례인 김예지 의원과 시대전환 소속 비례였다가 국민의힘에 흡수 합당 형태로 합류한 조정훈 의원에게도 500만원씩을 냈다.

가수 싸이의 부친인 박원호 디아이 대표는 민주당 우상호(4선·서대문갑)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다만 기업인들의 기부는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쏠리는 듯한 분위기도 나타났다.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은 국민의힘 정우택(5선·충북 청주상당)·정희용(초선·경북 고령성주칠곡)·윤영석(3선·경남 양산갑) 의원과 민주당 한정애(3선·서울 강서병) 의원에게 각 500만원을 기부했다.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은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과 임이자(재선·경북 상주문경)·박진(4선·서울 강남을)·유상범(초선·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에게 500만원씩 냈다.

김준기 DB그룹 창업 회장의 장녀인 김주원 DB그룹 부회장은 국민의힘 이철규(재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권성동(4선·강원 강릉)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피부과 원장이자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는 함익병 씨는 국민의힘 박형수(초선·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의원에게 500만원을 냈고, 장세주 동국홀딩스 회장은 같은 당 배현진 의원에게 각 500만원을 냈다.

김석호 금호건설 부사장과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는 민주당 이형석(초선·광주 북구을) 의원에게 각 500만원을 기부했고 윤학수 장평건설 대표는 민주당 진선미 의원에게 역시 500만원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