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총 339㎢(1억300만 평) 규모로 정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최대다. 특히 성남 서울공항에 인접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성남시 일부, 충남 서산비행장 인근 지역 부동산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서산비행장에서 주재한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 민생토론회에서 “현재 우리 국토의 8.2%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신축은커녕 증개축이나 대수선도 할 수 없는 규제에 막혀 있다”며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주민 수요를 검토해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처음 도입된 1970년대와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며 “전국이 급격하게 도시화했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군과 우리 안보의 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모든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대상으로 그 안보적 필요성을 면밀하게 검토해 왔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1억300만 평 규모의 보호구역 해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보호구역에서 해제하는 지역은 군 비행장 주변(287㎢), 작전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접경지역(38㎢), 민원이 제기된 곳을 포함한 기타 지역(14㎢) 등 모두 339㎢ 규모다. 가장 큰 비중으로 해제되는 군 비행장 일대는 서산비행장 주변(141㎢)과 서울공항 주변의 서울 강남 3구(46㎢) 및 성남시 일부(71㎢) 등이다.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 비행 안전구역별 제한 고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과 협의 없이 건축물의 신축과 증축, 용도 변경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경기 연천군과 강원 철원군 등 네 개 전방 지역의 보호구역도 해제한다.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 내 초등학교 등 두 개 지역도 보호구역에서 풀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이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첨단 산업기지가 되도록 정부가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아울러 충남이 미래 모빌리티산업 거점이자 대한민국 국방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양길성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