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족족 다 팔아요"…눈물 끝 '1조 클럽' 입성 노린다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양극재 10만t 생산, '1조 클럽' 입성 노리는 코스모신소재
배터리 성능 좌우하는 양극재
현 3만t→연말 10만t으로
필름 분산·도포기술이 강점
업계 최고 수율로 매출 급성장
생산량 전량 판매 계약
추후 고객사 확대 예정
양극재 10만t 생산, '1조 클럽' 입성 노리는 코스모신소재
배터리 성능 좌우하는 양극재
현 3만t→연말 10만t으로
필름 분산·도포기술이 강점
업계 최고 수율로 매출 급성장
생산량 전량 판매 계약
추후 고객사 확대 예정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은 두 종류로 나뉜다. 입자가 큰 것(대입경)과 작은 것(소입경). 대입경들 사이의 빈 공간을 빽빽하게 채워주는 것이 소입경의 역할이다. 이렇게 충진밀도를 높이면 배터리의 전압이 올라가고 출력이 좋아진다. 즉 성능 개선을 위해선 소입경을 잘 채워서 충진밀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다.
이 소입경을 국내에서 제일 잘 만드는 회사가 코스모신소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295억원. 전년보다 29.6%나 늘었다. 다들 어렵다고 하는 시기에 양극활물질을 많이 팔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소입경 제조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는 "업계 최고의 수율을 갖고 있는 게 우리의 핵심 기술력"이라며 "회사의 전신이었던 새한미디어 시절부터 갖고 있던 분산기술, 도포기술 등을 적극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새한미디어는 오디오비디오용 테이프를 생산하던 회사다. 분말 형태의 자성물질을 액체와 혼합해 슬러리 형태로 만든 뒤 필름 위에 분산시켜 오디오, 비디오 테이프를 제조하는 코팅 기술을 갖고 있었다. 2010년 코스모화학이 인수한 뒤 코스모신소재로 사명을 바꿨다.
코스모화학이 새한미디어를 인수하자마자 잘 됐던 건 아니다. 이미 필름의 시대는 끝났기 때문에 새한미디어의 필름 제조기술은 쓸모가 없었다. 소니, 히타치 등 기존 고객 대상으로 소액의 매출만 올리던 시절이었다. 홍 대표는 "아예 사업을 싹 접어야겠다고 다짐한 뒤 고객사에 1년치를 미리 다 사가라고 했다"며 "그 뒤 새로 도전한 게 리튬, 코발트를 합성한 LCO"라고 말했다. 휴대폰 및 소형 IT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LCO는 초창기엔 국내에만 한정적으로 판매됐지만 중국향(向) 핸드폰까지 확대되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7년 말부터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합성한 NCM삼원계에도 도전했다. 현재 주력상품이다. 홍 대표는 "당시를 생각하면 눈물 없인 안된다"며 "이미 지나간 필름 사업을 싹 정리하면서 LCO 처음 시작할 땐 진짜 몇 년 동안은 원료 사다가 다 깨먹고 수익도 못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오랜 실패와 학습을 거쳐 지금은 NCM과 LCO를 모두 잘 만들게 됐다. 홍 대표는 "양극활물질 중 입자가 작은 것은 생산성 있게 만드는 것도, 채로 거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한 번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라며 "국내 양극재업체에 비하면 후발주자이지만 생산량을 늘리는 족족 다 팔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가 올해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만t인 양극재활물질 생산량이 증설이 완료되는 6월 말엔 7만t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생산물량 전량을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하기로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추가 증설을 완료해 10만t까지 생산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회사가 증설에 투자한 금액이 얼만지 묻자 홍 대표는 "2021년 말부터 현재까지 공장 증설에만 35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답했다. "현재 1,2 공장이 풀가동하고 있고 6월 말부터는 3공장 가동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경영 목표는 세 가지다. '1조 매출 달성, 초격차 품질 확보, 안전환경 우선경영.' 홍 대표는 "현재 생산량 전부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판로 개척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존 거래선 외에 추가로 신규 거래선과도 공급거래를 협의중"이라며 "증설이 완료되는 대로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모신소재의 포트폴리오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이 82.8%로 가장 많다. 이형필름(14.0%)과 토너(3.2%)도 있다. 홍 대표는 "새한미디어 시절부터 판매하던 필름 제조기술을 활용해 이형필름과 토너도 일부 만드는 것"이라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내년에는 양극활물질 비중이 90%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것은 양극재 생산체계(밸류체인)의 수직 계열화다. 모회사인 코스모화학이 원광과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 전구체 원료를 추출하면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가 이를 소성해 전구체와 양극재를 만드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전구체를 중국 등에서 수입해오는데 이를 자체 생산해 원재료 수급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스모그룹은 2017년 중국 양극재 업체인 산둥뉴파우더와 함께 합작법인을 세우고 전 세계 광산 투자를 검토 중이다. 리튬 등 원자재 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락 같은 위험요소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을 1조1500억원, 영업이익을 76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모신소재는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에서 강점을 가진 회사"라며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65%가량, 영업이익은 13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안정적으로 수급 계약을 맺은 뒤 증설하는 보수적 구조로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걱정은 안 한다"며 "다만 계속 증설에 투자하면서 이익률이 높진 않은데 증설작업이 끝나면 이익률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매출 10조원대를 내는 회사를 목표로 달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충주=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이 소입경을 국내에서 제일 잘 만드는 회사가 코스모신소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295억원. 전년보다 29.6%나 늘었다. 다들 어렵다고 하는 시기에 양극활물질을 많이 팔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소입경 제조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는 "업계 최고의 수율을 갖고 있는 게 우리의 핵심 기술력"이라며 "회사의 전신이었던 새한미디어 시절부터 갖고 있던 분산기술, 도포기술 등을 적극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새한미디어는 오디오비디오용 테이프를 생산하던 회사다. 분말 형태의 자성물질을 액체와 혼합해 슬러리 형태로 만든 뒤 필름 위에 분산시켜 오디오, 비디오 테이프를 제조하는 코팅 기술을 갖고 있었다. 2010년 코스모화학이 인수한 뒤 코스모신소재로 사명을 바꿨다.
코스모화학이 새한미디어를 인수하자마자 잘 됐던 건 아니다. 이미 필름의 시대는 끝났기 때문에 새한미디어의 필름 제조기술은 쓸모가 없었다. 소니, 히타치 등 기존 고객 대상으로 소액의 매출만 올리던 시절이었다. 홍 대표는 "아예 사업을 싹 접어야겠다고 다짐한 뒤 고객사에 1년치를 미리 다 사가라고 했다"며 "그 뒤 새로 도전한 게 리튬, 코발트를 합성한 LCO"라고 말했다. 휴대폰 및 소형 IT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LCO는 초창기엔 국내에만 한정적으로 판매됐지만 중국향(向) 핸드폰까지 확대되면서 판매량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7년 말부터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합성한 NCM삼원계에도 도전했다. 현재 주력상품이다. 홍 대표는 "당시를 생각하면 눈물 없인 안된다"며 "이미 지나간 필름 사업을 싹 정리하면서 LCO 처음 시작할 땐 진짜 몇 년 동안은 원료 사다가 다 깨먹고 수익도 못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오랜 실패와 학습을 거쳐 지금은 NCM과 LCO를 모두 잘 만들게 됐다. 홍 대표는 "양극활물질 중 입자가 작은 것은 생산성 있게 만드는 것도, 채로 거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한 번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라며 "국내 양극재업체에 비하면 후발주자이지만 생산량을 늘리는 족족 다 팔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가 올해 매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만t인 양극재활물질 생산량이 증설이 완료되는 6월 말엔 7만t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생산물량 전량을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하기로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추가 증설을 완료해 10만t까지 생산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회사가 증설에 투자한 금액이 얼만지 묻자 홍 대표는 "2021년 말부터 현재까지 공장 증설에만 35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답했다. "현재 1,2 공장이 풀가동하고 있고 6월 말부터는 3공장 가동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경영 목표는 세 가지다. '1조 매출 달성, 초격차 품질 확보, 안전환경 우선경영.' 홍 대표는 "현재 생산량 전부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판로 개척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존 거래선 외에 추가로 신규 거래선과도 공급거래를 협의중"이라며 "증설이 완료되는 대로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모신소재의 포트폴리오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이 82.8%로 가장 많다. 이형필름(14.0%)과 토너(3.2%)도 있다. 홍 대표는 "새한미디어 시절부터 판매하던 필름 제조기술을 활용해 이형필름과 토너도 일부 만드는 것"이라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내년에는 양극활물질 비중이 90%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것은 양극재 생산체계(밸류체인)의 수직 계열화다. 모회사인 코스모화학이 원광과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 전구체 원료를 추출하면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가 이를 소성해 전구체와 양극재를 만드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전구체를 중국 등에서 수입해오는데 이를 자체 생산해 원재료 수급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스모그룹은 2017년 중국 양극재 업체인 산둥뉴파우더와 함께 합작법인을 세우고 전 세계 광산 투자를 검토 중이다. 리튬 등 원자재 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락 같은 위험요소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을 1조1500억원, 영업이익을 76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모신소재는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에서 강점을 가진 회사"라며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65%가량, 영업이익은 13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안정적으로 수급 계약을 맺은 뒤 증설하는 보수적 구조로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걱정은 안 한다"며 "다만 계속 증설에 투자하면서 이익률이 높진 않은데 증설작업이 끝나면 이익률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매출 10조원대를 내는 회사를 목표로 달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충주=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