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 사상 첫 안방 세계선수권서 '최강' 중국에 져 8강 탈락
전지희 "올림픽 입상 위해선 팀 랭킹 4위권 진입해야"
탁구팬 사랑 실감한 신유빈 "국가대표로서 행복감 느껴"
"탁구 선수로서 행복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뛸 수 있어 영광입니다.

"
신유빈(대한항공)은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신유빈을 비롯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22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최강' 중국에 매치 점수 0-3으로 완패했다.

비록 한 게임도 못 따내고 졌지만, 부산의 탁구 팬들은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3단식에 나선 신유빈이 3게임에서 왕이디를 상대로 게임 포인트를 따낼 기회를 잡았을 때 3천800여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다만, 신유빈은 3게임에서 결국 역전패를 당했고, 이와 함께 한국의 8강 탈락이 확정됐다.

국내에서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일방적인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치러보는 건 신유빈은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탁구팬 사랑 실감한 신유빈 "국가대표로서 행복감 느껴"
신유빈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면서 "많은 분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응원도 많이 해 주셔서 탁구 선수로서 행복감을 느낀 것 같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왕이디와 경기에서 완패한 데 대해서는 "마지막 맞대결을 배경으로 작전을 짰는데, 그게 약간 오류가 난 것 같다"면서도 "(3게임에서)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작전이 조금은 들어갔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

전지희에게 더 아쉬웠을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이 도합 3패를 당하며 부진했다.

그러나 전지희가 연승 행진을 벌여 8강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중국과 8강전에서 맞닥뜨리는 불운한 대진이 아니었다면, 전지희를 앞세운 한국은 입상권(준결승)에 들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돌아보면 대진 추첨의 바탕이 된 지난 1월 팀랭킹에서 한국이 5위에 그친 게 아쉽다.

4위 안에 들었다면 8강까지는 중국을 확실하게 피할 수 있었다.

5위였기에 25%의 확률로 8강에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남아있었고, 이게 결국 현실화했다.

전지희는 "중국을 상대하며 차이를 많이 느꼈다.

그래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더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탁구팬 사랑 실감한 신유빈 "국가대표로서 행복감 느껴"
이어 "올림픽에 나가면 메달을 따내는 게 큰 목표다.

이 과정에서 (팀 랭킹) 4위 안에 들어야 (중국을 만날) 25%의 확률도 안 나오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1단식의 중책을 맡았으나 '최강' 쑨잉사를 상대로 이변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한 이시온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쑨잉사를 상대로 1~3게임을 통틀어 7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이시온은 "쑨잉사의 구질이 워낙 좋았다.

회전이 많이 걸려있었다"면서 "그가 왜 세계랭킹 1위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제 선수들은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본다.

신유빈은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

국가대표로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시온은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최선을 다해 꼭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