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3개 병원서 전공의 1천554명 사직…비율은 67% 달해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지 사흘째를 맞는 22일 경기지역 주요 병원에서는 의료 공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남부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아주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고대안산병원,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수원 성빈센트병원 등에서 환자 불편이 생기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전공의 225명 가운데 다수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아주대병원은 치과를 제외한 의사 인원이 총 650여명으로, 전체의 30%가량이 근무에서 이탈한 셈이다.

커지는 의료공백…전공의 집단사직 사흘째 경기 병원 '혼란'
전공의들의 잇따른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비응급 수술 일정 일부가 변경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응급이나 중증, 암 환자에 대한 수술은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은 정상 운영 중이라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위중한 환자를 우선해 수술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진료과별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일부 수술이 연기되는 등 사정은 비슷하다.

전체 의사 930여명 중 192명에 해당하는 전공의 중 대부분이 사직서를 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간호 처치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조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안산병원은 전공의 140명 가운데 과반이 사직서를 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중에는 정상 출근을 이어가고 있는 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예정된 모든 수술을 진행하기는 어려워 비교적 급하지 않은 수술은 연기하고 있다.

수원 성빈센트병원도 전공의 123명 중 다수가 사직했다.

이 때문에 정형외과 등 주요 진료과의 신규 외래 진료 예약을 중단했으며, 일부 수술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수원 성빈센트병원 관계자는 "출근한 전공의 및 전문의, 전담 간호사의 근무 시간을 조정하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커지는 의료공백…전공의 집단사직 사흘째 경기 병원 '혼란'
한편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도내 40개 수련병원 중 33개 병원에서 전공의들의 사직서가 제출됐으며, 사직서 제출 인원은 모두 1천554명으로 집계됐다.

사직서 제출 비율은 67%이다.

경기도는 전공의의 3분의 2 이상이 병원을 이탈함에 따라 비상진료대책상황실(실장 보건건강국장)을 비상진료대책본부(본부장 행정1부지사)로 격상했다.

도는 응급실 당직 명령 관리 등 24시간 응급의료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아주대병원·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등 권역외상센터 2곳과 24시간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